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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고객 니즈, 철저 조사"…동국제강, '디코일'로 차별화

포항제강소 봉강공장, 소량 다품종 특수철근 생산 거점
기존 생산자 중심 생산, 판매 방식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환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6-03-14 09:48

▲ 동국제강 포항의 설비, 에브로스(EBROS). 끊기지 않고 일정한 굵기의 품질로 철근을 뽑아낼 수 있다ⓒ동국제강
[포항=박상효 기자] 지난 10일,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한 때 공장 문을 닫는 '셧다운'까지 고민했던 포항 봉강공장은 지난 2월 18일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 코일철근(디코일)라인이 쉴새없이 철근을 감아내고 있었다. 생산라인이 있는 곳으로 들어갈수록 뜨거운 열기가 후끈 와닿는다.

▲ 디코일, 동국제강 신성장 동력으로 발굴

제강사들은 최근 건설사들의 철근 공급단가 인하 압력, 가공업체들의 가공비 현실화 요구, 저가 중국산 유입에 의한 시장 유통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까지와 같은 제품으로 같은 판매전략을 펼쳐선 생존이 어려워 졌다.

연 900만톤~1000만톤 수준의 국내 철근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겹쳐 최근 수입재까지 범람하고 있고, 국내 건설사 등 고객은 원가 절감과 작업 효율화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철근 시장도 고객의 요구에 맞춰 수년 사이 철근을 건축 시공 설계에 맞춰 공장에서 절단, 절곡해서 납품하는 철근 가공 분야로 고도화, 세분화 됐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체 철근 918만t 중 24%가 가공철근이 차지했지만, 실제로 지난해 국내의 가공철근 규모는 전체 철근(1100만t) 시장의 35% 수준인 385만t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는 전채 수요가 줄어들면서 1050만t 중 368만t 정도가 가공철근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철근 시장이 고도화되고 수요가 세분화될수록 철근 가공 수요가 확대되고, 효율적인 철근 가공을 위해서는 실타래처럼 길게 이어진 코일철근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3년 후면 가공철근 중 100만t 이상이 코일철근으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동국제강은 코일철근을 선보임으로써 철근 가공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 결국 건설사 등 최종 수요가에게 원가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제품에 브랜드 ‘DKOIL’를 도입하는 등 경쟁사와의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쳐, 기존 철강 업체들의 생산자 중심 패러다임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일 철근은 콘크리트의 보강용 철근으로서 사용되며 실타래처럼 둘둘 감겨있는, 최장 6200m(지름 10mm 철근 기준, 무게 3.5톤) 길이의 철근으로 잘라서 사용하는 보조 철근이다.

일반적으로 막대기 형태인 철근을 실타래처럼 둘둘 감은 것으로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형태의 제품으로 철근 가공시 손실이 적고 적재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재고관리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 최장 6200m(지름 10mm 철근 기준, 무게 3.5톤) 길이의 코일철근이 포장되어 나오는 모습ⓒ동국제강
동국제강의 디코일(DKOIL)의 탄생배경은 지난 2011년 말, 철강업계의 공급과잉으로 새로운 활로 개척이 필요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국제강은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하지만,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만들려면 연구·설비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 포항제강소 봉강공장의 기존 설비들을 적극 활용해 철강시장에 동국제강만의 경쟁력을 부여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내부에서 개진됐고, 그 첫 프로젝트가 바로 '디코일(DKOIL)’ 다.

앞서 동국제강은 신개념 철근 신제품의 브랜드를 공모해 ‘DKOIL’ (디코일)로 정했다. 이번 공모에는 일반인, 고객, 그룹 임직원 등 총 624명이 응모해, 891점이 접수됐다.

‘DKOIL’은 동국제강 로고인 ‘DK’와 영문 ‘coil’의 합성어로 동국제강의 코일철근이라는 의미이다. 또, ‘디코일’로 읽으며 영문으로 ‘the coil’을 연상시켜 특별하고 고유한 코일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DKOIL’을 통해 기존의 생산자 중심의 철근 생산, 판매 방식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디코일(DKOIL)은 로스(Loss)율이 적다는 장점 외 철근 품질과 가공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켜 국내 동종 시장의 선도적 브랜드로 기대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월 18일부터 경기권, 영남권 일대 철근 가공업체에 첫 제품출하를 시작으로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동국제강은 2월 현재 4천톤 코일철근을 주문을 받았으며, 이날부터 제품 납품을 시작했다.

코일철근은 효율적인 가공이 가능하고, 일반 철근과 달리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 낭비 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동국제강은 상업생산과 함께 차별화된 ‘DKOIL’ 마케팅을 통해 기존 생산자 중심의 생산, 판매 방식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시장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코일철근을 통해 철근 가공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실제 작업 효율성를 높임으로써 서비스를 확대해, 결국 건설사 등 최종 수요가에게 원가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DKOIL’은 기존 시장에 있던 코일 철근에 비해 1톤 이상 무거운 제품의 생산이 가능하고, 기존 동국제강이 보유한 철근 노하우를 통해 품질 측면에서도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태 봉강생산팀장(부장)은 "코일철근을 생산키로 결정하고 2~3년간 전국 가공업체는 물론, 중국, 유럽 등을 다니면서 연구하고 특히, 고객의 니즈를 철저히 조사했다"며 "1월 시험생산 이후 한달도 안 돼 상업생산을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정 부장은 "동국제강 코일철근은 로스율이 평균 3~8%인 직선철근에 비해 2~3% 미만"이라며 "특히 1롤의 중량비가 타사대비 1.6배가 높아 생산성 향상되면서 운반비, 인건비가 같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10일 방문한 동국제강 포항 봉강공장에는 쉴 새없이 코일철근이 생산되고 있었다ⓒ동국제강
▲ 동국제강, 코일철근의 차별화 '에브로스(EBROS)'

동국제강은 ‘DKOIL’이라는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기존 철근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기존 코일철근 생산업계와 뚜렷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동국제강 포항제강소의 설비, 에브로스(EBROS)가 있다.

기존 직선 철강재를 뽑아내는 압연설비는 철강재의 처음, 중간, 끝의 두께를 일정하게 뽑을 수 없어 처음과 끝이 두껍게 생산돼 그 부분을 절단해야한다. 이 때문에 생산 설비의 트러블 발생, 품질의 비균일화가 발현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동국제강의 에브로스(EBROS, Endless Bar Rolling System)는 말 그대로, 끊기지 않고 일정한 굵기의 품질로 철근을 뽑아낼 수 있다. 기존 경쟁사의 설비와는 다르게 코일철근의 주원료인 빌릿을 연속으로 용접하기 때문에 끊김없이 철근이 나오면서 코일의 모양도 일정하고 매끈하게 감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설비, 에브로스의 강점을 디코일(DKOIL)에 그대로 적용시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됐다.

게다가 수냉설비(QTB, Quenching&Temperring of the Bar)를 이용해 빠르게 냉각시킴으로서 더욱 단단하고 견고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또한, 기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코일 철근은 1개당 2.2톤 정도로 생산되고 있지만 동국제강의 에브로스로 일정한 굵기의 철강재를 뽑아내기 때문에 3.5톤만큼의 철근을 감아도 품질이 아주 균일하며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5톤까지도 감을 수 있다.

제품의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제품의 운반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면 경쟁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디코일(DKOIL)은 에브로스의 장점을 십분 활용, 3.5톤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운반 비용을 줄였다.

예를 들어, 2200톤의 주문이 들어왔을 때 기존 2.2톤의 코일 철근은 1000개를 생산해야 하지만, 디코일(DKOIL)의 경우 3.5톤으로 630개 가량만 생산하면 된다 코일 철근의 생산 개수가 줄어들면, 운반 시간과 인건비도 줄어들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동국제강의 에브로스는 보통철근(D10㎜)기준으로 초당 32m의 속도로 철근을 감는다. 2분 30초면 3.5t의 코일철근 1개가 뚝딱 만들어진다. 시간당으로 77t, 하루 전체 1700t의 가동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포항 봉강공장의 코일철근 생산능력은 연간 50만톤 규모다. 진입 첫 해인 올해 판매계획을 20만톤 규모로, 중장기로는 연 50만t 이상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동국제강은 세분화와 효율성의 요구가 강해진 시장에 맞춰 철근 가공 생산성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솔루션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중국산 철강의 가격 공세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철강 브랜드로 잡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 나가고 있다.

▲ 동국제강 포항 봉강공장에는 지난 2월 18일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창고에는 수요가를 찾아갈 코일철근이 쌓여있다ⓒ동국제강
▲ 포항제강소, 동국제강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총수 부재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구조조정 덕에 1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동국제강그룹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여전히 차가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방문한,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원가를 최대한 낮추면서 한 개라도 더 생산하려는 직원들의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다시 충분히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공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원가절감과 수익 극대화를 위한 환골탈태에 매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5년부터 '올 뉴(All New)'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경영 목표는 정도경영, 안전경영, 수익실현으로 정했다.

포항제강소가 이처럼 환골탈태에 나선 배경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경영방침인 'NICE DK'가 작용하고 있다.

NICE는 ‘New Start', 'Innovation', 'Change’, 'Earnings’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포항제강소 임직원들은 장 회장의 이같은 경영방침에 따라 '이미 잘하고 있다’는 안주의식에서 벗어나 현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지금의 업무 프로세스가 최선인지 고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포항제강소는 현재 형강사업본부에 속하지만, 봉강공장은 봉강사업본부 소속으로 코일철근을 비롯한 원자력 철근, 내진 철근, 나사 철근 등의 특수제품을 소량 다품종 생산하는 특화공장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