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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미 무역장벽 파고 "악재만 있는 것 아냐"

미국산 철강재만 사용…"WTO 규정 위반"
인프라 투자로 철강 수요·해양플랜트 발주 확대 전망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02-06 15:37

▲ 유정용 강관ⓒEB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가 점차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조선업계는 수출에 악영향이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내 인프라 확대로 인한 긍정적인 요소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대형 송유관' 신설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송유관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는 미국산을 사용하고 앞으로 미국 내 송유관 건설에는 '법에서 허용하는 최대한 수준'까지 미국산 철강재만 쓸 것을 주문했다.

최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에 이은 악재다. 현대제철·세아제강 등 국내 송유관 생산업체들은 미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강제성은 없다"며 선을 긋는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행정명령은 충분한 법률 및 경제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WTO 규정 위반 여지가 높고 2009년 년의 'Buy America'때와 마찬가지로 주요 수출국 및 미국내 수요가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며 "미국 상무부에서는 현실적이고 완화된 계획서 제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유관을 미국에 수출하는 현대제철 역시 "행정명령이 법적 효력을 가진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확대는 철강 수요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4분기 강관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45.3%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한국의 에너지용강관 수출은 80.1% 늘었다. 특히 미국향 에너지용강관 수출은 122.2% 급증하는 등 한국의 강관 수출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트럼프 정부는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통한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규제 폐지 및 완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대형 송유관건설 재협상도 이 일환이다.

전체 강관 수출의 약 55%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철강재 가격 상승과 같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수출 비중이 높고, 이번 송유관 이슈도 미국 내 반발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수출 감소를 대비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선업계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물동량 감소가 선박 발주 축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반대로 에너지산업 강화(자국 에너지자원 생산 확대)로 인한 해양플랜트 발주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유가상승으로 지연됐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재개되고 있다"며 "시추 시설에 대한 미국발 수요가 늘어날 경우 신조발주에 대한 어려움이 일부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공약의 주요 특징이 미국산 제품구입과 미국인 고용인 만큼 대미투자시 이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