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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몸값 '고공행진'…日 도요타·혼다에서 배워야

10년 전부터 대응 ‘도요타’, 현재에서 활로 찾는 ‘혼다’
리튬 가격 1년 반 만에 3.5배 급등...전기차 수요 증가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7-03-18 08:57

스마트폰 배터리 등으로 사용되는 희귀 금속인 리튬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너도나도 리튬자원 확보에 나서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2014년 1분기 가격을 1로 가정한 경우의 가격 추이. 닛케이비즈니스가 취재 결과를 통해 추정 ⓒ코트라
지난 2015년 여름부터 2016년 말까지 약 1년 반 동안 리튬의 거래 가격은 3.5배로 치솟아 현재도 그 가격을 유지 중이다.

이와 같이 리튬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 전기자동차 대기업 테슬라모터스 등에서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소형 세단 '모델 3'의 수주 호조, 테슬라 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은 미국에 건설 중인 테슬라 합작 자동차 배터리 공장의 가동을 앞당겨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추어 전 세계적으로 EV 및 배터리 생산 기업이 잇따라 등장해 리튬 쟁탈전이 시작됐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리튬 수요 급증으로,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EV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는 등 심각한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EV와 PHV의 보급 대책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에코자동차 구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도 대중교통 버스에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를 시작해 자동차 전지용 리튬 조달이 급증하고 있는 것.

최근 수년간 중국의 EV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성장률 50% 이상으로 세계 최대의 EV 시장으로 성장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등의 공개시장에서 거래가 불가한 소재라는 특이성 자체도 가격 상승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LME에서 공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금·구리·니켈과 같은 비철금속류와 달리, 리튬은 이른바 상대 거래 소재이기 때문이다.

총 수요 증가가 완만했기 때문에 리튬 가격은 안정적인 추세로 비공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었으나, 최근 수요 증가에 공급이 따라 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세계 리튬(탄산리튬 환산) 총 수요는 17만t으로, 그 중 6만t이 리튬이온 배터리용이다. 5년 후 2020년에는 총 수요가 28만t이 되고 그 중 16만t이 배터리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로 상승이 계속되면 스마트폰, PC 등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하는 전자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향후 사물인터넷이 일반화돼 보급되는 경우 배터리 수요 증가가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 상승의 원인을 확인해보면 역시 큰 영향을 미친 것은 EV의 본격 보급을 앞둔 자동차 산업으로, 리튬은 지금 EV 에너지원이며 희소성이 높아 '하얀 석유'로 불리고 있다.

일본 대표 자동차 대기업 도요타와 혼다는 ‘하얀 석유’ 리튬에 대한 대책을 일찍부터 준비해온 상황이다.

리튬 수요 증가를 예측해 미리 생산거점을 선취한 도요타는 최근 리튬 가격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웃음을 짓고 있다.

10년 전 도요타는 향후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미칠 자원을 여러 기준(편재성, 대체성, 생산국가의 정치적 리스크 등)에 맞춰 검토한 후 리튬을 선정, 자동차의 전기화에 필요한 배터리와 모터에 희토류와 리튬이 사용될 것과 리튬의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측했다.

그룹 내 종합상사 도요타통상은 발 빠르게 움직여 2012년 아르헨티나 북서부 개발 허가를 얻었고, 호주의 광산회사 오로코브레와 합작회사를 설립 2016년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개시했다.

또한, 일본의 혼다는 하이브리드카(HV)에 리튬이온 배터리만을 사용 중으로, 배터리 조달이 쉽지 않을 상황과 리튬이온 배터리가 산업폐기물로 처리돼 폐기비용 등이 발생할 우려로 2015년 리튬 이온 배터리의 재활용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회수하고도 수지가 맞지 않는 탓에 리튬이나 니켈 등의 금속 회수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이스 등 다른 부품도 모두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안 중이다.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시킨 후 분해, 세척 등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화는 아직까지는 미정이다.

국내 자원개발업계는 이제 한국도 중요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리튬 확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세계적인 2차전지 생산업체를 두고 있다. 반면 리튬자원은 전적으로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변동에 취약한 상황이다.

LG그룹은 리튬의 수급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LG상사 등 계열사를 통해 자원 확보계획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 "이것이 첫 국산 탄산리튬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초도 생산된 탄산리튬 최종제품을 손에 들어보이고 있다.ⓒ포스코
앞서 포스코는 독자기술 개발 7년만에 국내 처음으로 리튬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포스코는 지난 2월 7일 광양제철소 내 연 2500t 규모의 리튬생산(PosLX, POSCO Lithium Extraction)공장을 준공했다.

포스코는 PosLX 공장을 통해 연간 2500t의 탄산리튬을 생산해 이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인 포스코ESM과 이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 삼성SDI에 공급할 예정이다.

2500t의 탄산리튬은 약 7000만개의 노트북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그동안 국내 2차전지 제작업체들은 국내 리튬 공급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이번 포스코의 리튬 생산으로 원료 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포스코는 PosLX 공장에 사용되는 원료인 인산리튬을 폐이차전지 재활용업체로부터 공급받음으로써 환경 이슈인 폐이차전지의 재활용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향후 포스코는 해외 염호 확보를 통해 탄산리튬의 원료인 인산리튬도 독자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리튬추출기술은 화학반응을 통해 염수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한 후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법으로,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의 리튬을 추출해낼 수 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30~4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져 우수한 경제성을 자랑한다. 리튬의 순도도 99.9%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수산화리튬, 칼륨 등 고부가제품의 병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포스코는 현재 리튬추출 관련 100건 이상의 국내 및 해외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코트라는 "도요타의 선견지명과 용의주도함, 혼다의 재활용 전략 등 자원 위기 시의 일본 대기업의 대처 방안을 국내 기업 역시 참고해야 한다"며 "도요타가 나름의 기준을 세워 분석 후 자원 원산지를 신속하게 확보한 것은 참신한 사업 전략은 아니지만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신흥국의 경제 발전에 따라 자원 쟁탈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끊임없는 검증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광물 자원이 유한한 만큼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트라는 "'도시 광산'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재활용에 대한 의식과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혼다의 재활용은 배터리 조달과 처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책"이라며 "기업은 재활용을 수지가 안 맞는 사업이라 단정 짓기보다 비즈니스 기회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AI, 로봇,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산업이 이끄는 산업혁명의 태동기에 있음을 인식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펼쳐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며 "쌓아온 강점 기술을 다시 검토하고, 차세대가 요구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