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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과잉생산, EU '뿔났다'…반덤핑, 판정 기준 확대한다

수입대상국 노동법, 회계, 외국인투자 보호 등 국제기준 준수 여부 감안
"회원국 협의 시작"...주 대상은 중국이나 우리나라도 좌시할 수 없어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7-07-12 00:00

EU 의회가 지난달 20일, 역내 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반덤핑 규정 변경을 결정하고 회원국과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 발표했다.

EU 의회의 이와 같은 발표는 중국을 염두한 것으로 그동안 중국은 과잉생산으로 EU와 철강부문에서 지속적인 통상마찰을 빚어왔다.

12일 코트라(KOTRA)브뤼셀 무역관에 따르면 변경되는 반덤핑 규정은 대EU 수출국이 국제 회계, 노동,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지와 해당국 내 외국인 투자, 상법, 지적재산권, 세금, 파산법 등에서 차별조치가 없는지를 살피고 관련 사항을 반덤핑 판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EU 의회는 이 과정에서 역내 기업이 반덤핑 조사를 청원할 때 증빙 제출 부담을 없애 행정 부담을 최소화할것이라고 밝혔다.

EU의 이와 같은 통상규제 강화 움직임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와 함께 '시장경제국(MES)' 지위 인정 문제가 맞물려 있다.

지난 2001년 12월, 중국이 WTO에 가입할 당시 가입 의정서에는 유보조항으로 15년 후 중국이 시장경제국 지위를 획득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해당 조항을 근거로 2016년 12월 시장경제국 지위 획득을 주장했으나, 미국과 EU는 중국이 시장경제국이 될 만한 조건을 갖추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거부했고, 중국은 곧바로 WTO에 미국과 EU를 제소한 바 있다.

시장경제국 지위를 갖지 못한 국가의 경우 반덤핑 관세를 더 부과할 수 있어, 미국과 EU 입장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와 상품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하기 쉽지 않은 입장이다.

EU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반덤핑 및 보조금 관련 조사에 착수한 54건 중 24건이 중국 관련건일 정도로 중국의 과잉생산과 저가공세가 큰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EU의 이러한 입장은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덤핑 문제와 관련됐다.

지난해 기준 세계 철강 생산량은 16억3000만t으로 그 중 절반에 가까운 8억840만t이 중국에서 생산됐다. 유럽철강협회는 중국이 철강 제품을 과도하게 생산하며 저가에 수출해 역내 철강산업이 타격을 입고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2016년 철강 생산 능력을 줄이겠다고 공언하며, 당초 계획했던 철강생산 유휴조강설비 폐쇄목표(4500만t)보다 많은 6500만t의 설비(2016년 생산량의 8% 규모)를 폐쇄했다.

하지만 유럽철강협회는 설비 감축에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증가(2015년 8억380만t → 2016년 8억840만t)함을 지적하며, 중국 정부가 공급량 조정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중국과 EU는 지난 6월 2일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에서 통상 관련 합의점을 찾으려 했으나, 이러한 첨예한 갈등구조로 합의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상무부에 지난 4월 수입산 철강의 안보영향 조사를 지시한 바 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 정부는 안보사유로 중국으로부터의 철강 수입을 중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WTO에 제소당한 미국이 안보를 사유로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 인정과 무관하게 철강산업 방어조치를 취함에 따라 EU도 반덤핑 판정의 판단 기준 확대를 통해 중국에 대한 방어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EU 의회는 오는 오는 12일부터 각 부처 장관 및 각국 정부와 관련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향후 집행위를 통해 이번에 새로 추가되는 항목의 반덤핑 관세 산식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입대상국의 회계, 노동, 환경 분야에서 국제 기준 준수 여부 및 외국인 투자, 상법, 지재권, 세금, 파산 관련 차별대우 여부가 고려대상"이라며 "이번 방침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나, 우리나라도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한-EU FTA의 경우 지난 2017년 5월 18일 집행위가 한국이 FTA에 규정된 노동권(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 협약,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협약, 강제노동 철폐 협약)을 여전히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한국 정부와 관련 협의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