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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총체적 난국’…“위기 아닌 곳 없어”

현대·기아차 및 한국지엠 실적부진 만성화… 노조파업 등 ‘첩첩산중’
수입차 선두주자 독일차 디젤규제 타격… 르노삼성 및 일본차만 예외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8-10 09:13

▲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모습, 본문과 무관함.ⓒ현대자동차
국내 자동차업계가 총체적 난국이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출혈경쟁 및 크고 작은 대내외 악재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숨가쁜 디젤자동차 규제 확산 추세도 투자나 생산규모가 제한적인 업체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자동차업계를 이끄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1월~7월)은 전년동기 대비 7.97% 줄어든 406만7910대에 그쳤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 또한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차는 전년동기보다 16.4%, 기아차는 44% 급감했다.

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시장 판매 부진 때문이다. 중국과 더불어 제1해외시장 지위를 다투는 미국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수요 침체 및 출혈경쟁 등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에도 사드 여파 및 연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해외판매 부문에서 악재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내수에서는 노동조합 파업 및 통상임금 소송 등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도 글로벌 판매목표인 825만대 달성이 어렵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6년까지 2년 연속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올해는 사상 최초로 전년 대비 낮은 목표액을 설정한 상태다.

만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국내 완성차 3위 업체인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은 지난 2013년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여파로 지속적인 수출부진에 시달려 온 가운데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9.4% 줄어든 32만405대에 머물렀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볼륨모델 부재 속에 현대·기아차처럼 하반기 노조파업 가능성이 커 그나마 내수에서도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근에는 제임스 김 사장까지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분위기마저 뒤숭숭한 상태다. 한국지엠의 경우 오는 10월 미국 지엠 본사가 보유 중인 회사지분 처분 제한 기한이 해제된다. 동시에 한국지엠의 2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거부권(비토권)도 해제되기 때문에 지엠 본사의 한국 철수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수입자동차업계를 이끄는 독일차(BMW·메르세데스 벤츠·아우디) 브랜드들의 경우 전 세계적인 디젤차 규제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형국이다.

국내 독일차 브랜드들은 그동안 디젤 차량을 주력으로 내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의 판매 비중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디젤 차량이 뿜는 배기가스가 환경오염 및 건강이상 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출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지난 2015년 폭스바겐에 이어 최근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잇따른 배기가스 조작 파문에 휩싸이면서 인식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디젤 차량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문재인 정부는 디젤차 연료인 경유가격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는 경유차 운행을 전면중단하는 방안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 독일차 브랜드들의 올해 시장 점유율(1월~7월 기준)은 57.5%로 전년 동기 대비 5.9%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완성차업체인 쌍용자동차도 디젤차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라인업 중 60%가 디젤 차량이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려 해도 현대·기아차만큼의 생산설비와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한 쌍용차로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젤차에 대한 기존규제도 충분한 만큼 근본적인 문제 파악을 통해 해결책이 모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의 전반적인 혼란 속에서도 르노삼성자동차나 일본차 브랜드 같은 예외도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완성차 5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올해 판매실적에서 내수·수출 모두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한국닛산·혼다코리아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차 브랜드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7월 기준)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다만 르노삼성의 경우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국내 완성차 수출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일본차 브랜드들의 선전도 영업력 확대보다는 디젤 규제로 독일차 브랜드들이 주춤한 데 따른 반대급부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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