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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넥스틸 대표 "오죽하면 청와대에 편지를...정부가 나서야"

미국 유정용강관 반덤핑관세 직격탄...포스코 열연 구매 문제 삼아
기업 대응 한계...통상문제 정치·외교적으로 풀어야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11-02 17:38

▲ 박효정 넥스틸 대표.ⓒ넥스틸
[포항=황준익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만으로는 안 된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정치·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박효정 넥스틸 대표는 점점 거세지고 있는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해 "기업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는 힘들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강관업체인 넥스틸은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한국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한 1차 연도(2014-2015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24.92%의 덤핑마진율을 맞았다. 세아제강 2.76%, 기타 13.84%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예비판정 8.04%에서 3배 넘게 증가했다.

'설상가상', 2차 연도(2015-2016년) 반덤핑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도 46.37%가 부과됐다. 국내 강관업체 중 가장 높다.

◆포스코 상계관세 팩트 없다…PMS 적용 억지

넥스틸은 포스코 열연강판을 소재로 적용해 높은 덤핑마진율을 부과 받았다고 주장한다.

상무부는 지난해 포스코 열연강판에 62.57%(반덤핑 3.89%, 상계 58.68%)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상계관세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다.

상무부는 정부의 요구하는 자료를 충분하게 제출하지 않으면 피소업체에 최대한 불리하게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불리한가용정보(AFA)'를 적용했다. 넥스틸은 OCTG 원소재로 포스코 열연강판을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

박 대표는 "포스코 상계관세 부과에는 실질적인 근거가 없다"며 "주관적인 포스코 대응에 대한 패널티를 우리에게 전가시킨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넥스틸이 구매한 포스코 열연강판이 얼마나 또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팩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AFA외에도 상무부가 한국산 OCTG에 대해 PMS(특정시장상황)를 적용하면서 높은 덤핑마진율이 부과됐다. 한국에 중국산 열연강판이 대거 유입돼 시장가격이 왜곡됐다는 미국 철강업체들의 주장을 상무부가 받아들이면서다. 포스코로부터 구매한 가격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박 대표는 PMS 적용과 관련해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월 상무부가 PMS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3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PMS 적용을 주장하면서 두 달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 넥스틸 입장이다.

◆"통상문제는 정치외교로 풀어야"

넥스틸은 현재 미국 워싱턴 소재 대형 로펌 2곳을 선정해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송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상무부의 조치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고 WTO 제소와 달리 CIT 판결은 즉시효력이 발생된다"며 "다만 판결까지는 2년 정도 소요돼 이 기간 동안 피해가 막대하다. 정부가 정치·외교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와 국회에서 통상압박과 관련해 미국과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청와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에 편지까지 써가며 호소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으로 돌아온 건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결국 통상문제는 정치적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제 준해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도 뼈있는 말은 던졌다. 박 대표는 "포스코 상계관세가 낮아지면 우리도 혜택을 받는다"며 "포스코가 미국 통상압박에 대해 고객사들과 적극 대응해 나간다면 충성심도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편지까지 쓰려고 할 만큼 절박하다"며 "고객사가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다"고 말했다.

◆"수출 다변화·해외투자 나설 것"

넥스틸은 내수보다는 수출위주로 경영을 지속해왔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아 이번 반덤핑제재의 직격탄을 맞았다. 넥스틸은 미국 수출이 감소함에 따라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고 해외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송유관 수출을 확대하고 있고 호랑이를 잡기 위해 미국으로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쉽지 않은 경영상황이지만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을 것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철강업계에서라도 중국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제재 액션을 취해야한다"며 "그래야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둔 넥스틸은 연간 72만t(포항1·2공장)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경주1공장은 연간 20만t의 열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다.

포항1·2공장 총 5개 라인 중 4개가 수출용 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넥스틸은 2010년 OCTG 대(對)미 수출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수출시장을 주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