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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강성, 또 강성'…강성 못벗는 현대중공업 노조

새 노조위원장에 강성파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 박근태 후보 당선
2016·2017년도 '통합 교섭' 중...노사 갈등 깊어, 연내 타결 불투명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7-11-02 17:12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새 노조위원장에 '강성파'인 박근태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2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임단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금협상을 통합해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진행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을 뽑는 결선투표에서 기호 1번 박근태 후보가 당선됐다.

박근태 후보는 전체 조합원 1만2873명 가운데 1만1093명(투표율 86.17%)이 투표해 6908표(62.27%)를 득표, 제 0기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박 당선자는 현 백형록 노조위원장을 배출한 현장조직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으로 새로운 집행부 역시 다시 한번 강성노선으로 결정됐다. 박 위원장은 황종민 수석부지부장과 김철우 부지부장, 조경근 사무국장 등과 함께 오는 12월 1일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주요 공약은 △사회적 대화를 통한 조선산업 고용문제 해결 △고용안정기금 조성 △고용안정 연구기관 설립이다.

이번 선거 결과의 핵심은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3기 연속 강성라인을 선택한 것.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8, 9기에 이어 내달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10기 집행부 선출에서도 다시 한번 '강성'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12년만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로 복귀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12월 2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 가입을 결정했다. 이후 27일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로부터 가입승인을 받아 산하 조직으로 편입됐다.

또다시 강성 노조를 맞이하게 된 현대중공업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2016년도 임단협도 마무리 짓지 못해 2017년과 함께 묶어서 진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갈등 상태에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10일 임단협 상견례를 가진 후 지금까지 90여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가 설립된 지난 1987년 이후 30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에 앞선 2015년 노사협상은 43차례의 교섭 만에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으며 2014년 노사협상은 70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 합의안이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다시 교섭에 나서 잠정합의안을 새로 이끌어내는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사측이 극심한 실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임금 기본급 20% 반납안을 제시하자 이에 대해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회사 측도 상황은 여의치 않은 상태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순환 휴직, 휴업 시행을 발표하면서 노사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조섭업계에 들이닥친 일감 부족 현상으로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순환 휴직과 휴업을 선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악의 수주가뭄을 겪었던 지난해 대비 수주 상황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의미있는 수주'로 보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며 "이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가 서로 양보해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현재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사측은 12월 출범하는 새 집행부와 계속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새 노조 수장이 된 박근태 당선자는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금협상 등에 대한 ‘통합 교섭’을 연내 타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태 당선자는 "민주노조를 지키려고한 열망이 느껴졌다"며 "또한 단체교섭 해결의 적임자로 믿고 지지한 것으로 생각하며 연내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회사에서 교섭을 내년으로 넘기려하고 있다는 질문에 "상대가 어떻게 다가서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게 교섭"이라며 "교섭을 해왔던 한 사람으로서 대화를 통해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 한번 연내 타결을 약속했다.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 집행부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부로 종료된다. 박근태 위원장을 선두로 한 새 집행부는 12월 초까지 인수인계 과정과 새로운 교섭위원 위촉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노사가 협상테이블에 앉는 시기는 실질적으로 12월 중순께나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협상이 타결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으로 노사가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노조 측은 사측이 좀 더 달라진 내용을 갖고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만나자고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2월 교섭을 재개하더라도 당분간 이견을 좁히기 힘어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결국 또다시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14년 강경노조가 들어선 이후부터 매년 파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전까지 현대중공업 노조는 19년 연속 무파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4년 정병모 위원장이 당선된 후 2년간 13차례 파업을 진행했고, 현 백 위원장은 62차례의 파업을 벌이는 등 사측과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또 지난 2월 세차례 전면파업과 6월 두 차례 부분파업을 거쳐 8월에도 부분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면파업은 지난 1994년 이후 23년만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잇단 수주에 성공한 것을 근거로 노조가 자신들의 요구안을 수용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경영상황이 어려워 노조의 희생을 요구하는 사측과 강경파 노조와의 대립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