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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유정용 강관' 반덤핑 위반 판정…업계 "그래도 상소"

WTO 강제성 없고 권고사항 그쳐…"환영하지만 분위기 쇄신으로 봐야"
세아제강·넥스틸·현대제철 등 상소 결정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11-17 15:35

▲ ⓒ세아제강
최근 한·미 유정용강관 반덤핑 분쟁에서 미국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라는 판정과 관련해 일단 철강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17일 철강업계 및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이 2014년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부과한 반덤핑관세 조치는 WTO 협정 위반이라는 취지로 한국이 주요 쟁점에서 승소한 패널보고서를 공개 회람했다.

WTO 분쟁해결 패널은 미국이 구성가격에 의한 덤핑율을 산정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이윤율이 아닌 다국적 기업의 높은 이윤율을 사용해 덤핑마진을 상향조정한 것이 WTO 협정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앞서 상무부는 2014년 7월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고율(9.89~15.75%)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제철 15.75%, 넥스틸 9.89%, 세아제강·휴스틸 등 기타업체 12.82%다. 이후 지난 4월 1차 연도(2014-2015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넥스틸 24.92%, 세아제강 2.76%, 기타 13.84%로 상향조정했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강관의 대미 수출가격과 비교 가능한 우리 내수가격이나 제3국 수출가격이 없어 상무부가 계산한 구성가격(Constructed Value)으로 덤핑율을 산정했다.

이번 판정은 WTO가 덤핑마진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쟁점에서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우리 정부는 2014년 12월 WTO에 제소해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약 3년 만에 결과가 나온 것이다.

철강업계는 주요 쟁점 부분에서 우리 측에 유리한 판정이 일부 있어 고무적이란 입장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WTO가 올바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린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WTO의 판정 결과가 받아들여진다면 자사를 포함한 대한민국 철강업계 전반에 새로운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WTO는 관계사거래, 제3국 수출가격 불인정, 의견제출기회 미제공 등 미국 상무부 반덤핑 조사과정상의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우리 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특히 관계사거래의 경우 포스코와 넥스틸 사이를 제휴관계로 여전히 인정하고 있다. 넥스틸이 원심 9.89%에서 1차 연례재심 24.92%로 오른 것도 이 부분이 컸다는 분석이다.

넥스틸은 포스코 열연제품을 주로 사용해왔는데 지난해 포스코는 상계관세 58.68%를 맞았다. 포스코가 정부보조금을 받았다며 특정시장상황(PMS)을 1차 연례재심에서 적용한 것이다.

넥스틸 관계자는 "포스코 자회사처럼 넥스틸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고 억울해 했다.

이번 WTO 판정은 미국 상무부의 산정방식의 위반을 지적한 것으로 반덤핑 관세가 위반이라는 것은 아니다. 미국 상무부는 WTO 협정을 위반하지 않고 덤핑마진율을 재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다. 강제할 권한이 WTO에는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국가들이 WTO 판정을 준수하지만 미국은 예외다"며 "(이번 판정은) 보호주의측면에서 분위기 쇄신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상무부가 덤핑마진율을 재산정해도 2% 이하(미소마진)가 안 되면 반덤핑 관세는 다시 부과된다.

WTO 판정결과에 대해 분쟁당사국은 패널보고서 회람 후 60일 내에 상소할 수 있다.

현재 세아제강, 넥스틸, 현대제철, 휴스틸, 일진제강 등 5개사는 WTO에 상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덤핑마진율 2% 미만이 목표다. 이렇게 되면 원심이 무효 처리돼 1차 재심 판정도 없어지게 된다.

강관업체 관계자는 "구성가격 판정은 우리 측에게 유리한 만큼 상소에 가서도 인정을 받겠다"며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쳐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소를 이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WTO 제소로만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강제성이 있는 국제무역법원(CIT) 소송 지원 등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업체들은 덤핑마진율만큼의 예치금(Deposit)을 납부하고 수출 중이다. 한국산 유정용강관은 국내 수요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수출 그중에서도 99%가 미국으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