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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산 철강재 통상압박…"보복 아니고서야"

송유관 반덤핑 관세 최대 19.42% 예비판정…AFA·PMS 적용
철강업계 "미국 산정기준 모르겠다…저격하는 느낌"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1-05 15:15

▲ ⓒ현대제철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박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가 무역제재 수위를 점점 높여나가자 철강업계는 "기준을 모르겠다"며 날을 세웠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부부는 최근 한국산 송유관에 대한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현대제철 19.42%, 세아제강 2.30%, 기타 업체 10.86%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앞서 상무부는 2015년 12월 최종판정에서 현대제철(당시 현대하이스코) 6.23%, 세아제강 2.53%, 기타 업체 4.3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바 있다.

연례재심에서 덤핑마진율이 올라간 것은 송유관 소재로 포스코 열연강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상무부는 2016년 10월 포스코 열연강판에 62.57%(반덤핑 3.89%, 상계 58.68%)의 관세를 부과했다. 상계관세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다.

상무부는 정부의 요구하는 자료를 충분하게 제출하지 않으면 피소업체에 최대한 불리하게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불리한가용정보(AFA)'를 적용했다.

AFA외에도 상무부가 한국산 송유관에 대해 PMS(특정시장상황)를 적용하면서 높은 덤핑마진율이 부과됐다. 한국에 중국산 열연강판이 대거 유입돼 시장가격이 왜곡됐다는 미국 철강업체들의 주장을 상무부가 받아들이면서다.

강관업체인 넥스틸도 PMS가 적용돼 지난해 4월 상무부로부터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1차 연도(2014-2015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24.92%의 덤핑마진율을 맞았다. 세아제강 2.76%, 기타 13.84%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2016년 10월 예비판정 8.04%에서 3배 넘게 증가했다.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덤핑마진율이 대폭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스코 열연강판은 일부만 쓰고 있어 많은 양은 아니다"며 "수출량도 적다. 예비판정인 만큼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송유관 수출량은 10만톤 수준으로 전체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반면 세아제강은 마진율이 낮아 한숨 돌린 분위기다. 세아제강은 유정용강관 및 송유관 대미 수출량이 전체 수출량의 95%를 차지하는 만큼 미국 통상압박에 민감하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최종 판정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낮게 나와서 다행"이라면서도 "이번 판정에 대한 원인 및 배경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반덤핑 조사에서 AFA 또는 PMS 등 자의적으로 판단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캐나다도 지난 4일부터 수입되는 한국산 탄소·합금강관에 대해 4.1~88.1%의 반덤핑관세를 최종 확정했다.

휴스틸은 4.7%에서 4.1%, 넥스틸은 16.5%에서 12.9%로 낮아진 반면 세아제강은 6.5%에서 27.5%, 현대제철은 32.2에서 47.8%로 크게 올랐다. 캐나다 요청자료에 성실한 응답 여부가 관세율 최종판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당초 캐나다 제소업체는 한국산 제품에 58.2%의 덤핑 마진을 주장했었다"며 "캐나다 국경관리청은 정보제출에 비협조적이었던 업체들에 대해서는 이보다 높은 반덤핑관세율을 부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체가 잘 준비하고 대처해도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고관세를 때리는 등 정확하게 어떠한 산정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때그때 타깃이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 카드도 커낼 준비를 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수입활동에 대해 수입량 제한 등 무역조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규제조치다.

대(對)미 수출 비중이 높은 송유관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기용접송유관(중·소구경) 수출량은 58만2659톤으로 이중 대미 수출량은 50만4310톤이다. 2016년 대미 수출량 35만1780톤 보다 43.4% 늘어난 수치다.

수출량 증가는 최근 유가상승과 미국의 에너지 자립정책 일환인 셰일가스 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유정용강관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 열연을 쓰면 PMS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한국 철강업체들을 저격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한국산 송유관에 대한 연례재심 최종판정은 올해 3분기께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