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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구조조정] "원칙 고수" vs "결국 금융논리"

성동조선, 법정관리…"文정부 노사 의견 청취했느냐"
STX조선, 무조건적 인력 감축 경쟁력 약화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03-09 17:35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정부와 금융권은 그동안 '금융 중심 구조조정' 비판을 의식하듯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 구조조정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성동조선 노사의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냐는 지적이 만만찮다.

STX조선해양의 경우도 무조건적인 인력 감축이 아닌 조선산업 생태계를 고려해야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중형조선사 처리 방안' 언론브리핑에서 성동조선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은성수 은행장은 수은의 결정에 대해 "재무와 산업적 측면을 살펴본 결과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와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법정관리는 이 같은 많은 고민 끝에 내린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은이 산업적 측면까지 고려해 봤지만 더 이상 신규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수은이 할 만큼 했다는 식의 입장을 드러낸데 반발은 거세다.

조선업계에서는 조선업 업황과 지역 경제, 일자리 등 산업생태계를 충분히 따져봤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좀비기업'으로 낙인돼 경쟁력마저 평가 절하된 성동조선 노사의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은성수 행장은 성동조선에 대해 "수주·원가·기술 등 경쟁력 전반 열위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성동조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하나로 선박 수주와 건조에 나서왔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성동조선에 11만5000DWT급 아프라막스 유조선을 발주한 그리스 키클라데스는 인도받은 15만8000DWT급 수에즈막스 유조선의 품질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다시 성동조선을 찾아 선박 건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이 키클라데스에 인도한 선박은 세계 유수의 조선해양전문지 네이벌아키텍트(Naval Architect)로부터 최우수 선박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만큼 건조 계약금은 클락슨 시장 가격보다 높고 주력 선종이기 때문에 반복 건조를 통해 건조비용은 줄고 이윤을 계속해 낼 수 구조가 나타나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특히, 그동안 중형조선업계는 대형조선사와 소형조선사에 비해 소외받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9개월 만에야 중형조선사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마련된 바 있다. 국내 조선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주가이드라인 완화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지원 정책은 성동·STX조선 등 중형조선사가 아닌 소형조선사들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이런 상항에서 이들 조선사의 채권단으로 있는 수은과 산은은 지나치게 까다로운 수주가이드라인을 고집해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선박 건조계약에 필수적인 RG 발급 지연 등으로 선박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수은과 산은은 RG 발급 조건으로 고정비 감축 차원의 인력 구조조정안이 담긴 노사확약서의 제출을 요구해왔다.

성동·STX조선은 추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주가 절실한 상황에서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돼왔다. 정부의 이렇다 할 정책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됐어야 했고, 이러한 어려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고 정부와 금융권에 호소해왔다.

하지만 결국 성동조선은‘법정관리행’을 STX조선은 4월 9일까지 인력 감축이 담긴 노사확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조건부 회생안이 마련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은 수은이 법정관리 신청하겠다고 밝혔으나 청산이라는 입장은 아닌걸로 안다"며 "더욱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STX조선 역시 무조건적인 인력 감축이 아닌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