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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 하마평 '무성'…내부냐 외부냐

오인환·장인화·황은연·김진일 등 전현직 사장 물망
외국인 후보도 거론...차기 회장 선출 과정 일부 외부 공개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8-05-03 17:39

권오준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포스코는 차기 회장 물색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후보군도 선정하지 못했는데도 벌써부터 차기 회장에 대한 무수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3일 포스코에 따르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CEO 승계카운슬은 지난달 23일 1차 회의에 이어 같은달 27일 2차 회의를 개최했다. 앞으로 한두차례 회의를 더 가진 후 차기 후보군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차 회의에서는 향후 운영방안과 CEO후보 요구역량 및 발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2차 회의는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장 후보군들의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되는 등 리스트를 공유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 CEO 승계카운슬은 현재 김주현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박병원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장, 정문기 감사위원장, 이명우 평가보상위원장, 김신배 재정 및 내부거래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포스코는 미국 GE 모델을 본뜬 CEO 승계카운슬을 2013년부터 운영 중이다.

사임을 밝힌 권 회장은 카운슬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권 회장은 규정상 현 CEO가 CEO 승계카운슬의 당연직이지만 회의 시작 직후 후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는 권 회장이 스스로 사퇴를 선언하고도 차기 회장 후보를 뽑는 승계 카운슬에 포함돼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킨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차 회의에서 사외이사들은 CEO후보의 요구 역량을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규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세계 경제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역량 ▲그룹 발전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혁신역량 ▲철강·인프라·신성장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추진역량 등을 가진 인사를 차기 CEO 후보로 추천키로 뜻을 모았다.

CEO후보군의 발굴방안으로는 사내인사의 경우 기존 내부핵심 인재 육성 시스템을 통해 육성된 내부인재 중에서 추천한다.

포스코는 정권 초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회장 중도 낙마’의 흑역사를 이번에야말로 끊겠다며 예전보다 한층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 절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CEO 승계카운슬이 4∼5명의 최종 후보군을 추리면 포스코 사외이사진은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최대한 압축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터뷰, 자기소개, 평판 조회 등을 실시해 단독 회장 후보를 내정한다.

단수 후보 지명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추천위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단수후보를 이사회에 보고한다.

CEO 선임과 관련한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이사회가 사내이사 후보 1인을 CEO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고, 주총을 통과하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선임된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사내이사를 모두 배제하고고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다. 후보자 확정 마감은 주총 2주전까지다.

▲ 전현직 임원… 오인환·장인화·김진일·황은연 등 하마평

현재 포스코는 전 현직 내부 인사에서부터 외부 인사까지 십수명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추천위 구성을 앞두고 하마평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2000년 포스코가 민영화된 이후 지금까진 외부 인사가 CEO로 오른 적은 없었다. 이에포스코를 이끌 차기 회장은 역대 포스코 회장처럼 내부 출신이 유력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현직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과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전직 임원들을 따르는 포스코 직원들이 여전히 많아 이들의 복귀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현재 내부 인사 중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먼저, 오인환 사장이다.

권오준 회장이 철강사업 중심의 포스코 운영을 책임지는 COO(Chief Operating Officer, 철강부문장) 체제를 도입하면서 철강 마케팅분야 전문가인 오인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맡겼다.

특히, 이 자리는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포스코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 육성 프로그램으로 여기고 있다.

또, 오인환 사장과 함께 포스코 철강부문을 이끌고 있는 장인화 사장도 유력 후보호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근 조직 개편으로 철강부문 중 2부문장을 맡으면서 철강생산본부와 경영지원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권오준 회장의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 수장을 맡았던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역시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3월까지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전직 인사로는 김진일, 황은연, 김준식 전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로 매번 거론되던 인물이로 권오준 회장과 회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사이다.

김진일 전 사장은 1953생으로 1975년 공채 8기로 포스코에 입사했고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입사 동기다. 제품기술담당, 포항제철소장, 탄소강사업부문장을 거치고 포스코켐텍 사장을 맡다가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사장)으로 있으면서 권오준 회장 선임 때도 유력후보로 올라 경합을 벌였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로 권오준 회장의 3년 후배다.

황은연 전 사장은 1958년생으로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7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포항종합제철 판매총괄팀장, 포스코 중국법인 영업본부장,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과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친 철강 마케팅 전문가다.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과 포스코에너지 사장을 거쳐 다시 포스코 경영인프라본부 사장으로 복귀했다가 지난 2017년 2월 포스코인재창조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월 퇴임했다. 지난해 3월 권 회장 연임 당시에도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경쟁자였다.

김준식 전 사장은 1954년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 제강부장, 경영기획실장, 투자사업실장, 기술개발실장(상무), 공정품질서비스실장을 역임했다.

이어 제 9대 광양제철소장(전무)과 스테인리스사업부문장(부사장), 성장사업부문장을 거쳐 2013년 3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당시 대표이사(사장)까지 올랐고 내부에서 신임이 두텁다. 정준양 회장 이후 차기 회장 경쟁에서 권 회장과 밀려나 2014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의외의 외부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승계카운슬은 외부 인사도 국민연금이나 기관투자자 등 주주추천, 노경협의회와 포스코 퇴직임원 모임인 '중우회'를 통한 추천, 외부 서치 펌(Search Firm) 등에서 외국인 후보를 포함해 후보군을 다양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새 회장으로 외국인 후보가 공식적으로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먼저 외부 인물이 선정될 경우 포스코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인물일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나 업무 파악에만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 자칫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외부 인물이 추천될 경우 정기이사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며 내부 인물로 확정될 경우 이미 상임이사이기 때문에 정기이사회 동의 절차도 필요없다.

이를 바라보는 포스코 내부 및 철강업계의 시각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권 회장의 사퇴 이후 전문경영인이 아닌 정부 입김이 반영된 비전문가가 수장으로 낙점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가 어려운 경영여건을 헤쳐나가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가진 전문경경인이 차기 포스코 CEO로 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권오준 회장도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변화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변화는 CEO 변화"라며 "열정적이고 능력있고 젊고 박력있는 분한테 회사의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고 차기 회장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포스코도 정치권 압력이나 낙하산 의혹 등을 차단하기 위해 차기 회장 선출 과정 일부를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