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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역전쟁 본격화?…EU·캐나다·멕시코, 美 철강에 보복 관세

美 관세부과 시작...로스 상무장관 "다른 문제들 계속 협상"
EU·加·멕시코 "보복관세로 응수"...철강발 세계 무역전쟁 조짐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8-06-01 15:45

미국 정부는 1일부터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가 미국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맞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무역전쟁이 본격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철강발 세계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조심스레 나온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확정했다고 밝혔고, 조금 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으로 공포했다.

이에 따라 미국 동부 시간으로 6월 1일 0시를 기해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된다.

로스 장관은 이들 국가와의 협상에서 관세를 계속 면제해 줄 수 있는 만족스러운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편으로는 캐나다·멕시코와, 다른 한편으로는 EU 집행위원회와 계속 협상을 고대한다"면서 "이는 우리가 풀어야 할 다른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8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미국 정부는 행정명령 시행을 하루 앞둔 4월 22일 한국, EU,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등 7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4월 말까지 잠정 유예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4월 30일 미국과 추가 협상을 통해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잠정 유예 7개국 중 유일하게 관세 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했었다.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의 경우 관세 면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쿼터 물량을 조정해왔다.

반면 EU, 캐나다, 멕시코는 이후 유예 기간을 애초 5월1일에서 6월1일로 연장하면서 협상을 이어왔으나 진통 끝에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 3개국은 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EU와 멕시코는 로스 장관의 발표 이후 곧바로 '상응한 조치'를 언급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멕시코 정부는 즉각 미국과 같은 수준에서 철강은 물론 돼지고기, 사과, 소시지, 포도, 치즈 등 농산물 등의 품목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품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몰린 정치적 텃밭에서 주로 생산된다.

특히, 멕시코는 31일(현지시간) 미국이 자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재빨리 보복관세 부과로 맞대응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날 미국이 관세부과를 강행한 뒤 낸 성명에서 "미국이 부과한 관세와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관세를 철강, 램프, 사과 등 여러 물품에 부과하겠다"며 "이번 조치는 미국이 관세부과를 철회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미국산 알루미늄과 철강의 주요 수입국이다. 미국산 알루미늄의 최대 수입국이며, 철강의 경우 두 번째 수입국이다.

캐나다도 166억 캐나다달러(약 13조8천억 원)에 달하는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미국과 같은 수준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응수했다. 또 맥주, 위스키, 화장지 등의 품목도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66억 캐나다달러 규모(14조원)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프리랜드 장관은 "이번 조치는 전쟁 시대(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한 무역 행동"이라고 말하고, 7월1일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준해 미국에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말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미국산 오렌지 주스, 메이플 시럽, 위스키, 화장지 등에도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맞설 것이라며 "미국의 조치는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으로 인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EU 집행위원회 역시 미국의 관세 폭탄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일찌감치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오렌지 주스, 피넛 버터, 청바지, 오토바이 등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해놓은 바 있다.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에 의한 일방적인 관세는 정당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어긋난다. 보호주의다"라며 미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WTO 제소와 함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며 보복조치를 부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해당 국가들이 강력한 반발과 함께 일제히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