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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철도·건설 등 북한특수 기대

대륙철도 진출 가능해져 철도레일 유일 생산 현대제철 수혜
철광석 풍부·가스관 설치 등 포스코는 물론 강관업체 호재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6-08 15:20

▲ ⓒ포스코
수년째 별다른 호재 없이 전전긍긍해온 철강업계가 오랜만에 '북한 특수'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대북제재 조치가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7일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와 유럽까지 가는 대륙철도 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로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OSJD의 정회원 가입은 만장일치 원칙이어서 북한의 반대와 북한을 의식한 중국의 기권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OSJD 정회원 자격을 갖춘 우리나라는 대륙철도 진출에 훨씬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이는 뚜렷한 호재가 없었던 철강업계에도 큰 이익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을 생산하는 업체다. 북한의 철도시설 인프라 확충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포항공장에서 철도레일을 생산한다. 다른 형강에 비해 강도가 높으며 내마모성이 뛰어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고속철도용 레일, 자기부상열차용 레일 등에도 적용된다.

현대제철의 철도레일 연간 생산량은 6만t, 매출액 750억원 내외지만 국내 봉형강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점유율 33%로 여전히 절대적인 1위 사업자이다.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자금 유치에 성공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시작될 경우 국내 건설 업체들을 통해 봉형강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레일 수요가 큰 폭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지난해 기준 6만t 수준이었던 레일 내수판매가 향후 3만~4만t의 추가 판매가 기대된다"며 "철도 신설 시 소요되는 기타 건설용강재 수요 감안 시 국내 봉형강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철도 신설 시 소요되는 기타 건설용강재의 경우에도 현대제철 뿐만 아니라 동국제강도 봉형강 생산업체로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분야에 대한 협력도 본격화되면 철근 수요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고로업체인 포스코도 북한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4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 북한에서 무연탄을 가져다 제철소에서 활용했던 적이 있다"며 "나름대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비해 비즈니스 기회를 검토해 놓았다. 기회가 될 경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바 있다.

2016년 기준 북한의 조강 명목소비는 152만t으로 남한의 2.6%에 불과하다. 생산은 125만t 내외에 그치고 있다. 북한의 설비 가동률은 20% 수준으로 파악된다.

설비 노후화와 전력난, 원재료 확보 이슈 등이 배경으로 향후 철강 수요가 확대된다 하더라도 생산이 탄력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북한에 철강 설비는 부족하지만 원재료인 철광석은 50억t 가량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전 연간 530만t 규모로 생산이 이뤄졌고 이는 남한의 연간 철광석 수요의 약 4.8%에 해당한다"며 "북한산 철광석의 품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을 활용할 경우 효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현대제철
강관업체인 세아제강, 하이스틸, 동양철관 등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남북경협 차원의 러시아 가스관 설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유럽의 가스 의존도 축소 노력으로 신규 구매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다. 쳔연가스 매장량 2위인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근접해있음에도 남북관계 경색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관계 호조, 러시아와 정상회담에서 논의를 기대하는 한반도 에너지 분야 협력의 핵심은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시베리아산 PNG(파이프라인천연가스) 수입이다"고 강조했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강관업체들은 쿼터로 수출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한반도로 이어지는 가스관 사업은 호재다. 강관업계에서는 가스관의 경우 대구경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생산 가능한 업체들은 제한적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대감에 신중론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북한 특수를 기대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전방산업과 함께 불황이 지속돼 철강수요가 늘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업 내에서도 막연한 기대감만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투자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북한의 인프라 확충으로 인한 철강수요 확대 규모도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