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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호황인데"…쿼터에 발목 잡힌 철강업계

무역장벽 높여 미국 철강가격 상승세
유정용강관 등 "수출 확대 어려어 아쉽다"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6-11 14:56

▲ ⓒ현대제철
미국 경기가 장기간 호황을 보이면서 철강업황 역시 살아나고 있다. 철강가격도 상승 중이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는 쿼터에 발목이 잡혀 수출을 늘릴 수 없는 처지다.

11일 영국 철강 전문지 메탈불레틴(MetalBulletin)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열연강판의 미국 내수가격은 t당 879.2달러다. 지난해 평균 가격(684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

중국 및 유럽의 열연강판이 600~7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고공행진이다. 냉연강판 역시 995달러를 기록하며 4월 평균 1000달러 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철강제품 가격이 올해 들어 40%나 급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철강가격 상승은 보호무역에 따른 수입규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국 경기 호황이 철강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유가상승과 트럼프 정부가 에너지 자립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키로 하면서 셰일가스 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지면서다.

실제 세계 유전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미국의 원유채굴 시추기(Rig)수는 1062개로 전년동기대비 135개 증가했다.

미국 철강가격 상승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해 70%로 수출량이 축소됐지만 미국 가격 상승세가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물량이 감소하는 대신 열연가격은 200달러 이상 상승했고 후판 및 강관도 양 자체는 줄었지만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이익폭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업체들은 철강가격 상승에 대한 호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쿼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 등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면제를 위해 대미 수출 쿼터(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량은 2015~17년 평균 수출량인 383만t의 70%에 해당하는 268만t으로 제한받는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량의 74% 수준이다.

수출량이 대폭 줄어들었고 할당된 쿼터를 소진한 업체들도 많다.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99%인 유정용강관 생산업체들은 비상이다.

유정용강관 쿼터는 약 46만t으로 올해 1~4월 유정용강관 대미 수출량은 22만6085t이다. 이미 쿼터의 절반을 소진한 상황이다. 리그수 증가는 유정용강관 수요증가로 이어지지만 수출량을 대폭 늘리기도 어렵다.

강관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현지 업황이 좋아 하반기 때 수주를 많이 받은 게 올해 1분기부터 수출됐다"며 "올해는 업황이 더 좋아 수요가 급증하고 현지 철강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쿼터 때문에 수출을 늘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미국 상무부는 관세 면제 대신 쿼터에 합의한 국가의 철강 수출에는 품목 예외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232조 철강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서 중요한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에 대한 '국가 면제'와 별도로 특정 철강 제품에 대한 '품목 제외'를 허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미국 내에서 충분한 양과 품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특정 국가안보 고려가 필요할 경우 해당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 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량 확대는 힘들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재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무역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고 철강 원재료 가격도 올라 철강가격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현지공장 가동률을 늘리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