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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단숨에 발주잔량 세계 2위 '껑충'

발주잔량 41만TEU로 대만선사 에버그린 다음 많아
2020~2021년 선복량 80만TEU 확대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6-12 14:14

▲ ⓒ현대상선
현대상선이 최근 초대형선박 20척을 발주하며 단숨에 발주잔량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상위 선사들과 벌어진 규모 격차도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12일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발주잔량은 22척, 41만2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다. 대만선사 에버그린의 발주잔량 45만6000TEU(41척) 다음으로 많다.

현재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39만TEU(세계 12위) 수준이다. 선사의 선복량 대비 발주잔량 비율로 환산하면 104.7%로 이는 세계 선사 중 가장 높다.

22척 중 20척은 현대상선이 국내 조선 빅3에 각각 발주한 선박이다. 우선 2만3000TEU급 12척은 2020년 2분기 인도가 가능한 대우조선해양이 7척, 삼성중공업이 5척을 각각 수주했다. 1만4000TEU급 8척(2021년 2분기)은 현대중공업이 가져갔다.

2만3000TEU급 12척은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1만4000TEU급 8척은 미주동안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주 늦으면 다음주 안으로 조선 빅3와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할 계획이다"며 "오는 9월 말까지 건조계약을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2척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월 약 1820억원에 2척을 인수했다. 인수 후 남미 동안 서비스(NE2)에 투입된다. 이달 말~다음달 중순께 인도될 예정이다.

최근까지 현대상선의 발주잔량은 2척, 2만2020TEU뿐이었지만 정부의 '한국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선박 발주가 급물살을 탔다.

정부는 기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과 한국해양진흥공사(7월 신설)의 투자·보증 등을 활용해 저비용·고효율 선박 신조를 지원할 계획으로 2020년까지 컨테이너선박은 60척 이상(2만TEU급 이상 12척, 1만4000TEU급 8척 대형선 포함), 벌크선박은 140척 이상 선박발주를 진행할 방침이다.

2020년은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머스크, MSC)과 맺은 전략적 협력관계가 종료되는 해다. 현대상선이 얼라이언스 가입 등 선사 간 협력이 가능해지려면 최소 선복량 60만TEU는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해왔다.

20척이 모두 인도되는 2021년 현대상선 선복량은 80만TEU 이상으로 늘어나 세계 8위 선사로 뛰어오르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현대상선의 규모는 얼라이언스 없이 독립선사로 활동하기에 작다"며 "2020년 12척의 선박이 인도되면 '디(THE)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트라아시아 노선을 제외하면 현대상선이 단독으로 운항할 수 있는 곳은 미주서안 뿐이다. 현대상선이 미주동안, 유럽에 대형 선박을 투입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규모의 확대를 강조했다.

다만 현대상선이 글로벌 선사들 틈에서 경쟁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상위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늘려나가면서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늘어나면서다.

현재 상위 7대 선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73.3%로 발주잔량도 114척, 약 159만TEU 수준이다. 또 최소 100만TEU, 최대 420만TEU의 대규모 선대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따라잡기에는 매우 벅차다. 특히 7위 선사인 에버그린의 발주잔량은 46만TEU에 달해 현대상선이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2개 선사 체제의 우리나라 원양선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일 선사 규모로 77만TEU 이상~100만TEU 규모의 선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산업연구실장은 "국내 해운기업은 높은 부채비율로 금융을 이용한 선박대체 및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며 "해운사의 대형화 및 경쟁력 제고로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 프로젝트를 개척하는 선순환 성장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