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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한번"…조선 빅3, 해양플랜트 미련 못버렸다

업황회복에 상선 기회…해양프로젝트, 목표달성·수년치 일감확보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06-14 15:45

▲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해양플랜트들.ⓒ각사

글로벌 조선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조선부문 업황회복에 따라 올해 수주목표를 일제히 올려 잡았다.

고부가가치선박을 중심으로 수주에 박차를 가하는 사이, 조선빅3는 상선 대비 수십 배에 달하는 수주실적과 수년치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양플랜트 시장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적자의 원흉으로 조선빅3의 발목을 잡았던 해양 프로젝트 수주건이 중국과 싱가폴 경쟁사의 가격 경쟁에 밀리고, 가시화된 수주건조차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해양 프로젝트는 여전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빅3는 올해 상선, 특수선, 해양플랜트를 포함해 257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했다.

회사별로 대우조선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수주목표액(73억달러)의 36%를 달성하며, 빅3 중 가장 앞선 수주목표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4개월간 26억1000만달러 상당의 상선 22척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15억8000만달러 규모의 상선 14척을 수주했다. 올해 82억달러를 목표로 한 삼성중공업의 목표 달성률은 19%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9억2300만달러 규모의 상선 10척을 수주했다. 현대삼호, 현대미포를 제외한 현대중공업은 102억달러를 목표로 정했으며 목표달성률은 9%에 그친다.

지난달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LNG선과 셔틀탱커, 컨테이너선 등을 잇따라 확보하며 수주 영업에 분주한 가운데, 해외 선사들을 상대로 더많은 고부가가치선을 수주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 업황 회복에 따라 일제히 수주목표를 상향한 조선빅3는 지난 2016년, 지난해 대비 선박 발주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상선을 중심으로 빈 도크를 채워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해양 프로젝트 발주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아직 상선 발주 물량이 호황기 대비 목을 축일 정도에 불과하고 프로젝트당 적게는 10억달러 이상, 많게는 30억달러를 웃도는 해양플랜트 시장을 그저 외면할 수만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양 프로젝트 수주건으로 단번에 수주목표를 달성하고, 수년간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빅3는 그동안의 손실을 통해 얻은 기술력과 경험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보장하고 위험성이 적은 수주건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당장 가시화된 프로젝트는 미국 오일메이저 쉐브론(Chevron)이 추진하는 로즈뱅크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해양 프로젝트다.

영국 로즈뱅크 가스전에 투입될 예정인 이 설비는 지난 2013년 4월 현대중공업이 19억달러에 수주했으나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2016년 12월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쉐브론이 재발주에 나섰으며 올 3분기 우선협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3사가 모두 참여중인 가운데 싱가폴 셈코프마린 등이 참여하면서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빅3 CEO(최고경영자) 모두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은 간담회를 통해“불확실성이 많지만 (하반기) 해양플랜트까지 더해진다면 올해 수주목표액을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빅3 중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 2건을 성사시킨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은 뼈아픈 경험이 경쟁력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남 사장은 간담회를 통해 "우리는 해양 부문에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전 세계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며 올해도 해양플랜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선 대비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발주한 대규모 해양 프로젝트를 싱가폴 셈코프마린, 중국 코스코쉬핑의 조선 자회사 등이 한국을 제치고 따내자 "한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유럽 엔지니어링업체가 제작비가 싼 중국 업체와 손을 잡고 계약을 따내 더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일 경우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수익성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유가의 상승은 글로벌 해양 프로젝트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서도 "한국보다 낮은 가격조건을 제시하며 해양플랜트 시장에 도전하는 경쟁국들의 견제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여전한 숙제로 떠오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