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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 급감…철강업계 "돌파구가 없다"

5월 수출량 2월 대비 절반 수준…쿼터 영향
EU·캐나다 수출장벽도 높아져…전기료 인상 가능성까지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7-10 14:16

▲ ⓒ포스코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의 수출 쿼터 적용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만회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요산업 부진과 전방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 등도 소재 공급을 담당하는 철강업체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119만8054t으로 전년동기대비 18.8%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감소세는 뚜렷하다. 지난 1월 27만5701t, 2월 30만8850t을 찍은 뒤 3월 25만1186t, 4월 20만4252t, 5월 15만8065t이다. 5월 대미 수출량은 2월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우리나라 철강 대미 수출량은 2014년 571만t을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해 지난해 354만t을 기록했다. 올해는 미국의 쿼터 시행으로 268만t까지만 수출이 가능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아 철강수출이 늘어났다"며 "이후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카드를 꺼내들면서 대미 수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미국에서 촉발된 보호무역은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미국으로 가려던 물량을 유럽·동남아 등으로 돌리자 유럽연합(EU)도 즉각 반응했다.

EU는 지난 6일 수입 철강에 세이프가드를 잠정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으로 수출되던 철강이 EU로 밀려들어올 것을 우려한 조치다.

우리나라 EU 수출량은 지난 1월 29만5756t을 시작으로 꾸준히 늘려 5월 32만7010t을 기록했다.

캐나다도 수입산 철강 쿼터에 더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 수입국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년간(2011~2016년) 캐나다 시장에서 수입비중이 꾸준한 증가를 보인 반면 철강제품의 가격 변동과 캐나다 내수약세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수출액 규모는 16.2% 감소했다.

수입 감소는 그만큼 캐나다도 무역장벽을 높여나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 캐나다는 올 초부터 수입되는 한국산 탄소·합금강관에 대해 4.1~88.1%의 반덤핑관세를 최종 확정했다.

철강업계는 수출 대신 내수 확대마저도 마땅치 않다고 토로한다. 철강 최대 수요처인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이 침체기 때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올해 2분기~내년 2분기 철강수급은 수요산업 부진으로 내수 감소, 수출도 수입규제로 부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올해 자동차 생산은 내수·수출 부진 및 공장중단 여파로 전년 대비 1.4% 줄은 406만대 수준으로 예상됐다. 조선 건조량은 수주절벽은 벗어났지만 34.0% 줄은 1490만GT(GT, 선박의 단순한 무게)를, 건설투자는 민간주택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로 0.6% 증가한 253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철강업계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전기료 인상 역시 국내 철강업계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최근 전기요금을 연료가격 변동 등에 따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심야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해 기업들이 전력 과소비를 일으킨다고 언급했다.

철강업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 중 하나다. 포스코의 경우 전체 전기 사용량의 70%를 자가발전기를 통해 충당하고 있지만 한해 전기료만 5000~6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1조원에 육박한다.

원가부담도 문제지만 김 사장의 발언은 미국 철강업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미국 철강업계는 "다량의 한국산 철강 제품은 한국정부의 철강산업에 대한 보조금 혜택을 보고 있으며 미국시장에 원가 이하 가격에 덤핑되고 있다"는 입장으로, 그동안 가정용보다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보조금이라는 주장을 거듭해왔다.

미국철강협회(AISI)는 지난해 7월 성명을 통해 "미국 상무부는 한국정부가 철강업체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고 한전 경영진도 한국정부가 특정산업을 경제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값싼 전력으로 지원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실제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싸지 않다. 가정용에 비해 판매단가가 저렴한 것은 낮은 원가에 기인하는 것이다며 "산업용 전기요금도 그동안 수차례 인상되면서 지금은 미국 요금수준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