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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철근값 담합…"타당성 검토 후 소송 등 대응"

현대제철 등 6개 제강사 총 1200억 과징금..1조원대는 피했지만
"기준가격 단체협상은 정부가 권고...중국 때문에 가격 지지도 힘들어"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9-10 16:10

▲ ⓒ현대제철
가격 담합이 적발돼 약 120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 국내 6개 철강사들이 당초 예상됐던 1조원 이상의 과징금 폭탄을 피해 다행이지만 철근시장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조치라고 항변했다.

이로써 철강업계는 보호무역과 건설경기 침체 등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과징금이라는 악재까지 마주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6개 제강사가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 기간 중 철근 판매가격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총 119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 제강사는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 기간 동안 총 12차례의 월별 합의로 각 월의 직판향 또는 유통향 물량의 할인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직판향 물량의 경우 담합 초기에는 할인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2015년 8월 이후에는 구체적인 할인폭을 결정해 합의하는 등 총 8차례 월별 할인폭을 합의했다.

판매가격 경쟁이 계속될 경우 철근시세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제강사들은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합의가 있는 달은 전달보다 할인 폭이 축소되는 등 담합이 실거래가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제강사들은 업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내린 결정이라고 토로한다. 특히 가격차별화가 어려운 품목인데다 판매가격의 원가 대부분(65.5%)이 고철 가격이다. 생산 구조가 단순해 기술력 차이도 미미하다.

철근 가격은 분기별로 시장에서 형성되는 기준가격에 각 제강사별로 서로 다른 할인폭을 적용, 실제 판매가가 결정되는 구조이다.

대표제강사(현대제철 또는 동국제강)와 건설사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간 협상을 통해 분기별로 기준가격을 결정한다.

이는 건설사와 제강사들이 가격 협상을 두고 싸움이 지속되면서 2011년 철근 공급중단까지 이어지자 정부에서 권고한 방식이다.

이후 같은해 11월 건설·제강업계 대표 8인(각각 4명)으로 구성된 철근가격 협의체가 모여 철근가격 결정 관련한 사항들을 논의했다. 국토부와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부)도 참여해 중재에 나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건설업계가 단체협상을 통해 철근 가격을 정한다는 점에서 담합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2016년 말부터 공정위가 담합 조사를 시작하자 단체협상은 중단됐다. 현재 현대제철이 건자회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저가 철근 수입으로 협상을 통해 정해진 기준가격도 지지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할인폭을 줄이기로 담합해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조치에 현대제철은 "공정위가 내린 조치의 근거가 타당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행정소송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국제강도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철근은 타제품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고 부피 또한 커서 운반 및 보관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수출에 제약을 받는 내수의존 산업이다. 또 국내 건설경기와 매우 큰 상관관계가 있다. 최근 건설업황은 침체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경기 위축으로 상반기 수요가 11% 가까이 줄어든 봉형강류 내수는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건설투자가 6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둔화국면에 본격 진입한다. 올해 건설투자액은 250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