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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와해 vs 문서 탈취"…포스코 노조 리스크 현실화

노조 대응문건 두고 대립각...최정우 회장 "모든 업무 활동 적법하게"
노조설립 일주일만에 노사갈등 표면위로…업계 우려 증폭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9-27 16:25

▲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지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EBN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설립된 지 일주일 만에 노사가 충돌하면서 '노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노조는 "회사가 노조 와해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는 "노조원들의 불법행위는 엄단할 것이다"고 맞서고 있어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 노조원의 수가 점점 늘어날 경우 노사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7일 출근길에 일부 기자들과 만나 추석 명절 연휴 기간 불거진 '노조 와해' 논란 및 일부 노조원의 사무실 침입 혐의와 관련 "노든 사든 모든 업무 활동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직원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명히 노조가 생기면 대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노조원들이) 왜 그렇게 무리한 행동을 했는지 잘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노사 화합이 우리 회사의 우수한 기업문화 중의 하나였다"면서 이번 논란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 23일 포항시 지곡동에 있는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일부 조합원이 무단 침입해 문서를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노무협력실 직원 3명은 본사 사옥(경북 포항)에 대한 추석연휴기간 전기시설 보수로 전체 정전이 예고됨에 따라 본사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인재창조원 임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오후 1시50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5명이 갑자기 침입해 무슨 업무를 하고 있느냐며 물리력을 행사해 컴퓨터 작업중인 내용과 사무실 내부를 불법 촬영하고 책상에 있던 문서 일부와 직원 1인의 수첩 등을 강탈해 도주했다.

이들은 자신의 업무를 보호하려던 여직원에게도 위력을 행사해 팔, 다리 등에 상해를 입혔으며 여직원을 포함한 직원 2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침입한 인원 중 2명은 경찰에 체포됐고 나머지 3명은 도주했지만 나중에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들은 최근 노동조합에 가입해 외부 정치인 관련 행사에 참가했던 직원들로 밝혀졌다"며 "자신들이 타부서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회사 문서와 개인 수첩을 탈취했다는 사실이 경찰발로 전 언론사에 보도되자 자신들의 범죄행위는 감추고 마치 노무협력실에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 26일 입장자료를 내고 "회사측 자신들의 불법 부당노동행위를 감추기 위해 '무단침입, 절도, 폭력' 프레임을 씌워 진실을 호도하려는 행태에 대해 우리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단호하게 맞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지회는 △회의장소 화이트보드에 '비대위 가입 우수부서 발굴(본사, 제철소 부서) 홍보, 비대위에서 부서 분위기, 가입현황 등 단톡방에 홍보'라고 적은 이유 △'강성노조의 부작용',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 우려' 등 부정정적 이미지로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표현한 문서를 작성 중이었던 이유 △일반 직원을 사칭해 '포스코를 사랑하는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드리는 호소문'을 퍼트리고 그 속에 쌍용차 정리해고와 GM대우 군산공장 폐쇄 등을 언급하며 금속노조에 대해 부정적 여론을 조장하려 했던 이유 △이 여론을 포항과 광양제철소 일반 직원에게 잘 전달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범부서를 선정, 이 임무를 양 제철소 행정부소장 또는 제철소장에게 줘야 한다고 기재된 수첩 내용 등에 대해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포스코지회는 "이번 일이 고위급 경영진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노무협력팀 직원에 대한 징계조치와 최고경영진의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촉구한다"며 "폭력행위는 결단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철강업계는 강경 노조에 따른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경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지난 17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설립된 지 일주일 만에 노사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또 최 회장이 새 노조와 당연히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임을 밝힌 이후 벌어진 일이여서 앞으로 노조 활동에 대한 사측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 내에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고로 특성상 24시간 가동돼야 하는데 강경 노조로 인한 파업 등 제철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하는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새 노조에 정치권, 시민단체 등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노사갈등이 정치적 이슈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또 벌써부터 강경 노조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씌어질 수 있는 만큼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