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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나선 철강업계 "무심코 던진 돌, 고로사·협력사 다 죽어"

포스코·현대제철 및 관계사, 섣부른 조업정지 처분 및 움직임 반발
처벌 원인 브리더 개방, 고로운영 필수과정 "현장 이해부터 선결돼야"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9-06-06 10:42

▲ 철강 출선 공정.ⓒ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들이 최근 오염물질 배출 의혹에 따른 지방자치단체들의 잇따른 조업정지 처분에 반발해 행동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로는 철강재를 제작하기 위한 쇳물을 생산하는 철강사의 주요설비로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고로를 보유 중이다.

지자체가 문제 삼은 것은 고로 설비 중 하나인 브리더의 임의적 개방에 따른 환경오염인데 이 과정은 고로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절차로 이에 대한 제재는 고로사들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 협력사협회와 포스코 광양지역협력사 상생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두시간가량 광양제철소 조업정지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가두집회를 연다.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고로 특성상 조업정지 처분으로 수일 동안 가동이 중단되면 추후 재가동 시 온도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수개월이 소요된다. 고로가 가동되지 않으면 철강사 운영 자체가 안 되는 만큼 포스코는 물론 인근 협력사들의 피해도 확산된다.

앞서 경상북도는 최근 포항제철소가 고로 정비작업 중 정상적인 상황에서 브리더를 개방한 사실을 확인해 포스코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내리기로 사전통지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포스코 노동조합 또한 경북도에 조치에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성명을 통해 "브리더는 설비사고와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만든 안전장치용 밸브이지 무단 배출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며 "고로에서 방출되는 가스는 회수해 발전소에서 발전하는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어 고의로 대기에 방출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지회는 이어 "브리더 대기오염물질 무단 방출 의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토론회를 열어 사회적 합의점에 도달해야 한다"라며 "책임 회피용 조업정치 처분을 내린다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물론 그곳에 근무하는 노동자를 죽이는 행위로 한국 산업계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이나 노조, 협력사들도 별다른 움직임이나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으나 조업정지 처분에 내부적으로 불만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충청남도는 지난 5월 30일 현대제철에 브리더 안전밸브 개방으로 무단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며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4일 철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로 정비 시 브리더를 개방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안다"라며 "현재로서는 조업정지 후 재가동을 한다고 해서 개선되는 방법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안 사장은 35년간 포스코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철강 생산·설비 전문가다.

한국철강협회도 조만간 입장문을 내 고로사들의 조업정지 처분은 성급했고 한국 제조업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고로는 매일 상온에서 가동하는 만큼 폭발 및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가동을 일시중지하고 손질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휴풍'이라고 하는데 브리더가 이때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가스와 분진 등 오염물질도 브리더 개방 때 배출된다.

즉, 브리더 개방은 고로 운영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혹시 모를 고로 폭발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은 브리더 개방 외 현재 지구상에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경북도나 충남도 논리대로라면 전세계 고로사들은 오염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모두 처벌받거나 문을 닫아야 하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경각심과 일부언론의 보도 등으로 고로사들의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연장선상 조치로 해석된다"라며 "정치논리보다는 산업현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화가 선행됐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