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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이 "전기쓰지 마"…어설픈 행정에 철강업계 '골병'

예비전력 확보 명분 전력수요감축 긴급요청 빈번…작업계획 차질
현실적 도움 되지 않는 일부 보조금만 지급하고 퉁쳐와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등록 : 2019-07-11 10:28

▲ 동국제강 인천제강소 전경.ⓒ동국제강
철강업계가 여름철을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이어 현장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정부의 어설픈 전력공급 행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름철 전력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전기로를 사용하는 제강사들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라는 정부 요청이 잦다.

이는 사전예고 없이 불쑥 이뤄지기 때문에 철강사들이 작업 일정에 혼선을 빚는 등 애로사항이 크다.

그럼에도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는 딱히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 6월 전기로를 보유한 제강사들에게 여름철을 대비한 전력수요감축 테스트를 요청했다.

전력수요감축이란 전력거래소가 사전에 계약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량 등이 높은 시간에 전력 사용 자제를 요청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요청을 따르는 대신 현금 보상을 받는다.

지난 2018년에는 철강사들을 대상으로 약 5~8회 정도 발동됐으며 철강사들은 이 요청을 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이 요청은 당일 긴급하게 내려오는 만큼 철강사들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통상 철강사들은 설비점검 등 특별한 사항이 없을 경우 24시간 공장을 가동한다. 그만큼 작업 인원 배분도 중요하다.

그러나 전력수요감축 요청은 실시간으로 전력예비율(전력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피크타임에 수요를 채우고 남은 여분의 전력상태)를 파악해 1~2시간 전에 급박하게 요청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철강사들은 기존에 계획했던 생산 관리 및 인원 배분 등에 차질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전력 가동을 줄인 만큼 다른 날에 가동 시간을 늘려야 연간 생산량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인원 운용에 대한 어려움이 배가 된다.

물론 정부에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철강사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있다곤 하나 이 또한 실효성이 없다.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고 해서 철강사들의 생산량 감소를 유발하는 등 수익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철강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보다 신속한 전력수요감축 요청을 해달라는 호소도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전력수급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라면서도 "최소 7~8시간 전에만 알려줘도 설비점검 일정을 넣거나 작업자들의 일정을 변경하는 등 보다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