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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철강자본 韓 상륙 무산…철강업계 "휴"

부산시, 중국 청산강철·길산그룹 국내 생산공장 투자의향서 미승인
철광석값 부담·전방산업 부진·공급과잉 '삼중고' 면해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등록 : 2019-10-01 13:44

▲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스테인리스.ⓒ포스코
원재료인 철광석 값 부담에 전방산업 부진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걷고 있는 철강업계가 또 다른 악재를 피했다.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가 국내 기업과 공동 투자로 부산광역시에 짓기로 한 스테인리스 공장 승인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양사의 공장 설립을 두고 국내 산업 생태계 고사 및 우회 수출 등을 이유로 연일 반대의사를 표해왔던 철강사들도 한숨 돌리게 됐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중국 청산강철과 한국 길산그룹이 50대 50 투자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부산시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 연간 60만톤가량의 생산 능력을 갖춘 스테인리스 냉연 제조 공장 설립을 위해 제출한 투자의향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부산시가 아무 입장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양사의 부산 공장 설립도 무산됐다. 이들의 업무협약(MOU) 체결 마감 시한이 지난달 30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시의 승인을 받지 못함에 따라 협약 효력도 만료됐다.

부산시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공장 설립을 두고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래 부산시는 양사의 투자를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청산강철의 저가 열연 사용 및 외투기업 세제혜택 등으로 중소 철강사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무역제제를 받고 있는 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한국 제품 또한 수출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이를 두고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현대비앤지스틸지회가 부산시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며 반발 수위를 높여갔다.

반면 길산그룹은 기자회견을 개최해 "우회수출 등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업계의 주장에 반박하기도 했다.

청산강철과 길산그룹의 부산공장 설립 무산에 올해 부진한 한해를 보내고 있는 철강업계도 한숨 돌리게 됐다.

철강사들은 올해 초 브라질에서 발생한 댐 붕괴와 호주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등으로 인해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져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반면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과 중국 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에 원재료 가격 부담을 반영하지 못하며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로 판매 부진까지 이어지며 영업이익은 날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사정이 날로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국내 진출로 인해 부진이 더 심화될까 우려가 컸다"며 "부산시의 이번 결정은 업계를 더욱 공고화하고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