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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알루미나 국내 생산시대 열리다

연산 4만t 규모 한국알루미나 대불공장 준공
빠른 원료 조달·저렴한 가격으로 수입산과 경쟁
범용 제품부터 초미립 제품까지 다양한 스펙 보유

황세준 기자 (hsj@ebn.co.kr)

등록 : 2010-03-26 05:00

그동안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알루미나의 국내 생산 시대가 열렸다. KC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합작으로 연산 4만t 규모의 한국알루미나 대불공장을 준공하면서 국내 수요업계가 보다 손쉽게 알루미나를 구할 수 있게 됐다. 빠른 원료 조달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 범용부터 초미립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한 한국알루미나 대불공장을 준공식 전에 미리 돌아봤다.<편집자 주>

▲ 한국알루미나 대불공장의 전경

붉은 보크사이트…알루미나는 흰색
한국알루미나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49%, KC가 51% 지분으로 총 300억원을 투자, 대불산단 내 4만9천600㎡ 부지에 설립한 국내 최초의 특수알루미나 공장이다.

지난 24일, 목포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한국알루미나 공장. 현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은색으로 우뚝 선 공장과 그 옆에 자리한 붉은 산이었다.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알루미나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안내를 맡은 정경훈 연구개발팀장은 “알루미나는 흰색이다 쌓아놓은 것은 알루미나의 원료인 수산화알루미늄을 만들기 위한 보크사이트”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의 설명을 요악하면 이렇다. 보크사이트는 황토흙처럼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인데 알루미나를 만들수 있는 물질 함량이 53%정도 된다. 가성소다를 이용해 보크사이트와 폐기물인 레드머드로 분리하는 작업을 거치면 수산화알루미늄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서부터 알루미나 생산이 시작된다.

수산화알루미늄을 알루미나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유기물과 수분 등 35% 정도가 추가로 빠져 나간다. 생산된 알루미나는 밀가루와 같은 흰색을 띄는데 입자가 매우 작은 분말 형태의 물질로서 수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손에 잘 붙는다. 일반적인 경우 50~100마이크론이며 초미립 제품인 경우엔 1마이크론 이하로 출하된다.

생산된 알루미나는 내마모재, 스파크 플러그, 절연애자, 연마재, 내화물, 세라믹 타일, 유리, 절삭공구, 생체재료, 촉매담체, 필터, 열교환기 부품, 섬유 등에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된다.

바로 옆 KC 공장서 수산화알루미늄 조달
설명 도중 25t 트럭 한 대가 한 짐 가득 싣고 들어왔다. 바로 옆 블록에 위치한 KC에서 오는 차량이었다.

정 팀장은 “KC에서 수산화알루미늄을 조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크사이트 산은 KC 소유로 KC가 수산화알루미늄을 생산해 한국알루미나 지하 저장고에 바로바로 넣어주는 초단거리 물류 시스템인 것.

공장 뒤쪽으로는 바로 대불항이 맞닿아 있어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물류비가 대폭 절감되는 구조였다. 이 때문인지 한국알루미나 제품은 일본산 대비 20% 저렴한 가격에 공급 가능하다고 한다.

정 팀장은 “일본이 전 세계 알루미나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데 우리 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있고 품질도 비슷해 역공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창고에 저장된 수산화알루미늄은 에어(Air) 이송 방식을 통해 알루미나 생산의 본격적인 첫 단계인 로타리킬린 공정에 투입된다.

▲ 왼쪽이 보크사이트, 오른쪽이 알루미나.한국알루미나는 보크사이트에서 만들어진 수산화알루미늄을 로타리킬린 설비(가운데)로 가공해 특수알루미나를 생산하는 업체다. 로타리킬린 설비 가

알루미나의 탄생, 로타리킬린
로타리킬린이란 쉽게 말해 긴 원통형 관 안에 수산화알루미늄을 넣고 장시간 굽는 장비다. 관이 1rpm 속도로 돌아가는 동안 1200~1300℃의 열이 가해져 수산화알루미늄에 함유된 유기물들이 날아가고 알루미나 결정만 남게 되는 것. 체류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한국알루미나가 보유한 로타리킬린은 길이가 65m인 ‘롱 타입’으로 30m인 숏타입에 비해 고품위 제품 생산이 가능한 설비다.

로타리킬린은 제철소의 고로와 마찬가지로 한번 끄면 재가동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돼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4시간 풀가동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정 팀장은 “가동을 위한 연료로 LNG를 사용하는데 로타리킬린이 한번 꺼지면 재가동시 24시간은 아무것도 못하고 예열이 필요해 연료비를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로타리킬린을 통과한 알루미나 결정은 냉각기를 거치면서 온도가 100℃ 정도로 낮아지며 냉각 과정이 끝나는 순간 제품으로서 모양을 갖춘다. 내화처리가 완벽해 근처에서도 열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로타리킬린 공정을 방금 통과한 알루미나는 소결용알루미나라고 부르며 한국알루미나 제품 코드로는 ‘KSA 시리즈’다. 이 상태로 바로 출하 가능하지만 보다 고품위의 제품을 얻기 위해선 분쇄·분급 공정을 거쳐야 한다.

부가가치 높이는 분쇄·분급 공정
분쇄공정은 알루미나 결정을 보다 잘게 쪼개는 작업이다. 이는 저소다알루미나(KLS 시리즈)를 얻기 위한 연속식 분쇄와 초미립기능성알루미나(KES 시리즈)를 생산하는 배치식 분쇄로 나뉜다.

특이한 점은 불순물 혼입 방지를 위해 분쇄기에 사용되는 연마볼의 재질 또한 알루미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연속식 분쇄기는 매시간 2t의 알루미나를 잘게 연마한다. 이 과정에서 정해진 스펙에 맞지 않는 제품은 ‘온라인입도분석기’라는 분급기가 걸러내 재연마를 실시한다. 연속식 분쇄기에서 생산된 저소다알루미나는 순도가 98%에 달해 점화플러그, IC패키지, 연마재, 기계부품 용도로 사용된다.

배치식 분쇄기는 분쇄기 3대가 8~12시간씩 번갈아가며 연마하는 구조다. 소결용알루미나와 저소다알루미나를 적절한 배합비율로 섞어 제품 용도에 따라 다른 물성을 만들어 낸다. 배치식 분쇄기에서 나온 초미립기능성알루미나는 화학적 안전성, 내마모성, 전기절연성 등이 우수해 전자세라믹스 분야에 필수품이다.

정 팀장은 “소결용알루미나가 t당 80만원선인데 비해 초미립기능성알루미나는 300만원이 넘는다”며 “앞으로는 고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된 알루미나 제품들은 컨베이어 설비를 갖춘 별도 포장건물으로 이송돼 1t 또는 25kg 단위로 수요업체에 공급될 채비를 마친다.

▲ 1번 분쇄분급 라인을 거친 알루미나는 2번 포장라인을 통해 3번과 같이 용도별 출하 대기 상태가 된다.

직원 100명, 작지만 알찬 회사
한국알루미나의 이같은 공정은 대부분 자동화 돼 있어 상주인력은 40명에 불과하다. 유지보수를 위한 보조인력까지 합해도 고용인원은 100명이다. 근무도 4조 3교대 방식으로 여유로운 편.

규모는 작지만 한국알루미나의 사업 포부만큼은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우선은 국내 세라믹·반도체 산업의 원료 수입 대체 역할부터 시작해서 향후에는 베트남 등 해외 보크사이트 광산 개발, 현지 알루미나 제련 공장 건립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또 공장장 밑에 영업팀, 생산팀, 공무팀, 연구개발팀, 총무팀, 재경팀이 직속으로 편제돼 있는 조직은 빠른 의사결정에 플러스 요인이다. 이미 일본사무소도 개설해 샘플 영업단계에 돌입한 상황.

한국알루미나는 이같이 스피디하고 알찬 경영을 통해 사업 개시 3년차인 오는 2012년에는 연간 매출액 55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발맞춰 연간 생산능력도 5만2천t 수준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설립 과정에서 당초 목표했던 목포시 산정농공단지 입주가 무산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이성오 공장장 이하 전 직원들에 ‘까짓것 한번 해보자’는 강한 내성을 기르는 촉매제가 됐다.

한국알루미나의 나뭇가지 모양 회사 로고는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 나가는 힘찬 도약을 의미한다. 오는 4월 2일 열리는 준공식은 국내 최초 특수알루미나 공장으로서 한국알루미나의 미래지향적 비전을 천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