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가격 인상 전 사재기 움직임 맞물려
최근 2030 젊은층이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장기화로 잠재됐던 '보복 소비'와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 움직임이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율을 각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20~30대 젊은 고객이 전체 명품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황금연휴가 시작됐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0대(63.8%)와 20대(32.5%) 명품 소비가 높았다. 그 뒤를 50대(30.7%)와 60대(22.8%), 40대(22.5%)가 이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50대를 제외하면, 20~30대 젊은 고객의 명품 매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30대(60.7%), 20대(37.2%), 40대(36.9%) 순으로 매출 신장율이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도 50대 이상을 제외하면, 30대(63.5%)와 20대(36.5%)가 40대(34.2%) 명품 매출 신장율을 압도했다.
매년 젊은 고객의 명품 소비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백화점 3사에서 명품 매출 신장율이 가장 높았던 연령대는 20대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52.8%, 신세계백화점 24.4%, 현대백화점 28.8%로 전 연령대 중 높은 신장율을 보였다.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재난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명품에 지갑을 연 데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한 데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 샤넬이 전날부터 최대 17~25%까지 큰 폭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명품 소비에 불을 붙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도 명품 매출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30세대에서 밥은 편의점에서 저렴한걸 먹어도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명품을 구매하는 등 소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소비심리가 보복소비와 '샤넬 사재기'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옷은 저렴한 걸 사도 가방이나 신발 등 뭐 하나는 명품을 걸치고 싶어하는 소비심리가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명품의 경우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백화점 3사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 해외명품 시즌오프 행사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이날부터 겐조·코치·베르사체 등을 시작으로, 19일부터는 버버리, 그 이후에는 메종마르지엘라·오프화이트·MSGM·비비안웨스트우드·톰브라운·로로피아나 등을 6월까지 순차적으로 할인한다. 현대백화점은 전날부터 주요 해외패션 브랜드의 2020 봄·여름 시즌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30~50% 인하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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