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디지털 종합손보사 하나손보' 청사진…"뚜벅뚜벅"

  • 송고 2020.05.22 06:30
  • 수정 2020.05.21 16:35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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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생보사 관계자 "디지털 전환? 4~5년 걸렸다…당장 퍼포먼스 내기 힘들 것"

더케이손보, 디지털보험사보다 '디지털 강화' 방점?…"지주서 구체적 방향 아직"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로부터 피인수된 더케이손해보험이 오는 6월 1일 '하나손해보험'으로 새출발한다. 하나금융은 하나손보를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성회사의 '디지털 전환'은 단번에 되는 게 아닌 수년간의 시간을 요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에 이은 '2호 디지털 손보사'가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가 합작해 출범 준비 중인 디지털 손보사가 늦어도 내년부터는 영업을 시작할 전망인데, 그보다 일찍 하나손보가 온라인 영업이 주된 매출처로 기능하는 디지털 손보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더케이손보는 TM(전화가입) 영업 비중이 높은 보험사로 통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더케이손보의 보험료 수입은 TM에서 3689억원 발생했으며, CM(온라인가입)은 257억원, 대면모집이 1054억원이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더케이손보는 자동차보험 TM 영업으로 교직원쪽을 꽉 잡고 있는 회사"라며 "캐롯손보는 TM 상담원 없이 직접 계약을 체결(다이렉트)하는 형태인데, 하나손보가 TM 영업을 없애고 온라인 영업을 하겠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더케이손보측 입장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가 목표로 밝힌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는 디지털보다는 '종합손해보험사'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라는 건 보험사 분류에도 없는 용어로, 표현 자체가 잘못된 표현 같다"며 "저희는 손해보험사인 '하나손해보험'으로 변경되며, 디지털이 많이 이슈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을 강화하는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TM이 주매출처인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목표 자체가 말한대로 순탄히 이뤄지는 쉬운 작업이 아니라고 업계 전문가는 설명한다.


중견 생보사 관계자는 "당장 퍼포먼스를 내기에는 힘들 것"이라며 "차라리 캐롯손보처럼 아예 (디지털 보험사로) 론칭하면 모르겠지만, 더케이손보를 일순간에 디지털화해서 확 바꾸기는 힘들다. 저희도 디지털화 작업 성과가 가시화된 시점이 4~5년 걸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을 회사에서 정책적으로 밀려면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각 부서별로 디지털화를 추진하면 중복투자가 발생할 수도 있고, 고객 체감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하나금융지주에서 많이 도와줘야 할 것인데 은행의 디지털과 보험의 디지털은 또 다르기 때문에 얼마만큼 퍼포먼스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요소"라고 내다봤다.


더케이손보의 조직도를 보면 IT와 연관된 부서는 '경영지원총괄부문'에 속해있는 정보시스템부인데,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기 위해선 별도부서화와 대규모 인력확충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또한 시간과 투자를 요하는 일이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금융지주 쪽에서 디지털 보험사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이 아직까진 나온 건 없다. 구체적 방향은 인수가 완료되고 나면 지주측에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라며 "(IT역량을 하나금융 계열사로부터 수혈할지는)전혀 현재 거론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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