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분양가 통제 "이제 그만"

  • 송고 2020.05.22 09:57
  • 수정 2020.05.22 10:01
  • EBN 임서아 기자 (lims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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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사업 일정 늦춰져…청약과열 우려까지

전문가·업계 "정부의 시장 개입 줄여야"

서울 한강 인근 아파트촌 전경, 본문과 무관함.ⓒEBN

서울 한강 인근 아파트촌 전경, 본문과 무관함.ⓒEBN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이견으로 진통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분양보증 독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HUG 분양보증이 본연의 기능을 잃고 규제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분양보증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 둔촌주공 단지는 최근HUG와의 분양가 이견차로 분양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둔촌주공 단지는 올해 관할 지자체인 강동구청에서 일반 분양가 ㎡당 3550만원으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승인받았다. 하지만HUG가 ㎡당 2970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하면서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게 됐다.


둔촌주공 조합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했을 정도로 절실한 상황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HUG의 갈등으로 7월로 유예된 분양가상한제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든촌주공 등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서 건설업계에선 HUG의 분양보증 독점으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016년부터 HUG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명목으로 주요 지역에 대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모습, 본문과 무관함.ⓒ데일리안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모습, 본문과 무관함.ⓒ데일리안

건설업계 관계자는 "HUG가 사실상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야 보증을 해주니깐 조합들은 분양일정을 늦추거나 후분양을 결정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는 오히려 청약 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은 상승하고 있지만 분양가는 내리고 있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새 아파트 청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올해 서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5대 1로 3년 전보다 8배나 올랐다. 새 아파트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에 투자 수요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선 HUG의 독점을 막기 위해 민간 분양 보증기관 설립에 대한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원활한 주택 사업을 위해서는 정부가 HUG 외에 제2보증사 설립을 허용해 보증시장의 경쟁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는 보증을 해줘야하는 곳이지 분양가를 관여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은 아니다"며 "HUG와 시장에서의 분양가 차이가 크다 보니 청약시장 과열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UG가 보증서를 끊어줘야 분양이 가능하다 보니 분양가에 관여하게 되는데 이 역할을 줄여나가야 한다"면서 "HUG는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가 얼마만큼 시장에 개입을 줄이는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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