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채 시장 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 금리인하폭 제한적"
'불경기' 시그널…카드소비액 감소, 한계차주 연체발생 등 부정적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인하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실효하한(금리 마지노선)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카드업계는 긍·부정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카드사들이 회사채 발행 시 조달금리 인하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이론'이 들어맞지 않고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2분 기준 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주가는 2만9150원으로 전일 대비 약 2% 하락 추세다. 증권업계서도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조달 비용 하락으로 마진 개선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던 터다. 조달금리 하락과 함께 함께 대출수요가 늘어나면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논지다.
카드업계는 카드채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돼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봤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시 기준금리 인하 폭 만큼은 아니어도 통상적으로 카드채 금리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기대하지만, 카드채 시장 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나 예상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어서 기준금리 인하 폭 보다 낮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조달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는 당장 실현이 가능하지 않다. 통상 카드사들은 3년물 등 중장기로 조달하며 여러 트렌치로 나눠 수시로 발행하는 구조다. 기준금리 인하폭 만큼 또는 인하 시점에 맞춰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기준금리가 0.5%P 하락한 지난 3월 이후 여전채 3년물(AA+)의 금리는 오히려 약 1.75%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가 침체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지난 3월 빅컷 때 증권사 마진콜이라던지 회사채 시장 경색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던 사례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장 심리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출수요 증가와 관련해서도 다중채무를 진 한계차주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카드사 신용도를 지지하던 재무건전성이 낮아질 수 있다"(한국신용평가)고 지적했던 바다.
카드사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안 좋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바라볼 경우 카드사들이 자금조달 시 주로 발행하는 장기물의 스프레드가 확대되거나 단기물 중심으로 발행이 이뤄져 조달 포트폴리오와 미스매치의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다는 반증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이라면 카드사는 향후 카드소비액의 감소,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 발생 등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수익성 전반적인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짚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승인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의 월별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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