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에 쏠린 '신용잔고'…빨간 신호등

  • 송고 2020.07.30 16:08
  • 수정 2020.07.30 16:11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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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한도 조절, 서비스 중단과 재개 반복

신용잔고는 후행지표…중소형주 쏠림 주의해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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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잔고는 후행 지표인데다가 중소형주 위주의 신용거래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신용잔고는 14조3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4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보다 45% 가량, 연초 대비 52.7% 증가한 수치다. 24일 이후 이후 잔고가 소폭 주춤했지만 여전히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증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데다가 글로벌 정책 효과로 향후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신용 잔고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를 통한 신용융자는 개인 투자자만 할 수 있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 매매를 하는 것을 뜻한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고객에게 신용융자를 제공하는데 대부분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60~80% 내에서 조절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 전반이 최근 급증한 신용융자 수요로 인해 신용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재개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신용잔고는 주가 방향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라기 보다는 후행 지표에 가깝다. 주가가 하락하면 신용잔고는 감소하고 상승하면 증가한다. 주가가 하락하면 높은 이자율에다가 반대매매까지 일어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의 신용잔고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잔고 비율은 증시 과열 신호와 잠재 매물 압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상승 후 조정 국면에서 신용잔고 정점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신용 잔고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종목별로 보면 중소형주에 신용잔고가 쏠려 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던 일명 '동학 개미 운동'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는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중소형주의 신용잔고는 10조원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한다"며 "종목별 시가총액과 신용융자 잔고율 산포도를 보면 시가총액이 작을 수록 잔고율이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높아서 신용 거래가 불가한 종목을 제외하고 중소형 주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고위험 고수익을 지향하는 투자 형태다.


섹터별로는 IT 건강관리 등 최근 강세를 시현한 섹터로 신용잔고 절반이 몰렸다.


최 연구원은 "컨센서스가 없는 종목군의 신용잔고도 눈여겨볼 만한데 종목군의 시총은 국내 증시에서 16%를 차지하지만 신용잔고의 39%가 쏠려있다"며 "해당 종목군은 이익 추정치가 없기 때문에 예상 실적을 가늠하기가 어렵고 정보 통로도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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