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만난 옵티머스 투자자 이야기 들어보니

  • 송고 2020.08.07 14:17
  • 수정 2020.08.07 17:55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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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3시간 가량 진행된 면담…진정성 부족했나

"NH證·하나은행·예탁원 간 공방, 투자자 손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화두에 오른 세 기관. (왼쪽부터)한국예탁결제원, 하나은행, NH투자증권 사옥. ⓒEBN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화두에 오른 세 기관. (왼쪽부터)한국예탁결제원, 하나은행, NH투자증권 사옥. ⓒEBN

5000억원 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발생한 '옵티머스 사태' 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임원진 면담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답답함이 여전한 모양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정영채 사장을 포함한 NH투자증권 임원 8명은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대표 8명과 만났다. 면담은 약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면담에서 정 사장은 "고객 입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유동성 공급을 위한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고객 손실과 회사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달 27일 예정된 이사회 전 해법이 나올 경우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며 "유동성 지원 방안 등을 비롯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한국투자증권 이상의 지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과의 면담에도 불구 투자자 반응은 엇갈린다. 면담에 참여했다던 한 투자자는 "만남을 상기하면 할수록 기분이 좋지 않다"고 회상했다.


또다른 투자자는 "NH투자증권 주장은 하나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식인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라며 "투자자는 NH투자증권을 믿고 NH투자증권에서 상품에 가입한 것인데 기관 간 책임 소재를 따지는데 투자자가 왜 피해를 봐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 역시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 예탁원과의 관계에서 투자자를 일종의 담보로 보는 것 같은데 투자자는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두 기관과는 무관하다"며 "NH투자증권이 두 기관과 잘잘못을 따질 부분이 있으면 투자자를 제외한 별도의 대응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다. 하나은행은 수탁사, 예탁결제원은 사무대행사로 각각 수탁 업무, 사무대행 업무를 수행했다.


3개 기관은 서로 책임 소재를 미루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 예탁원과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옵티머스 펀드의 투자금을 다시 꺼내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4000억원이 넘게 판매된 상품의 70%만 토해내도 약 3000억원에 달하는데 당장 그 자금을 다시 꺼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옵티머스 상품 자체가 사기성이 짙은 만큼 홀로 부담하는 게 부담되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원은 사무대행사로서 자산운용사의 하청 업무를 담당했다는 입장이다. 펀드 기준 가격을 대신 계산해주는 업무만을 진행하는 '게산사무대행사'로 펀드 자산관리를 할 권한이 없다는 말이다. 예탁원 노조 측은 "옵티머스 펀드 내 예탁원 역할은 기준가 계산으로 국한된다"며 "계산사무대행사는 운용사의 운용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는데 판매사에 외부 명세서를 발급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발생했다. 옵티머스 펀드는 당초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할 것으로 광고됐지만 실제 투자는 건설사, 사채업자 등에 이뤄졌다. 지난달 발표된 금융당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 사실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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