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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절체절명 위기에 '뭉친' 현대차…한국지엠 '임협 다년제'로 극복할까

  • 입력 2020.09.22 15:31 | 수정 2020.09.22 16:49
  • EBN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코로나19 경영 불확실성 현대차 노사 11년만에 처음으로 임금동결

한국지엠, '임협 다년제' 노조에 제안 "위기 극복 자원 집중"…노조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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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삭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하는 시기다. 다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고통의 터널 끝이 어디일지, 터널을 지나면 환한 빛이 비출지 알지 못해 불안하다.


‘사회적인 거리두기’로 버틸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쓰러지고 있다. 그 다음은 기업들이다. 변혁이 요구되는 시기에 적절하게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근대 이후 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차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은 ‘위기’에 처했다. 전세계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세계 자동차 생산은 절반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내연기관의 종말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준비된 곳은 ‘기회’이기도 하다. 시대의 흐름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로 급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부품이 적게 사용되는 전기차는 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한발만 잘 못 디뎌도 중심을 잃고 추락하는 외줄타기 심정인 경영자나, 회사가 잘못되면 모든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노동자에게나 초긴장의 시기다.


일단 지금은 버텨내야하는 것이 최우선 생존 전략이다.


그런 면에서 현대자동차 노사가 11년만에 처음으로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는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다. 매년 노조가 극한 대결을 선언하며 파업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던 현대차에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무분규 타결을 했다고 해서 당장 밝은 미래가 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병사수와 무기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세’다. 전쟁터에서 지휘관과 병사가 하나로 똘똘 뭉친 군대는 어떠한 적군이 와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이라는 청사진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만의 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는 노사가 함께 뭉쳤기 때문이다. 노사 모두 같은 꿈을 꿀 때 실현은 더 빨라질 것이다.


현대, 기아를 제외하고 국내 완성차 3위 규모인 한국지엠도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사측이 ‘임금협상 다년제’안을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외적으로 불안한 경영환경에도 매년 임단협으로 소모되는 사회적인 갈등과 자원을 줄이자는 취지다. 노조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다년 협상’은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해 사업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요긴한 카드다.


한국지엠은 4조원 이상의 누적 적자로 2018년 군산공장 폐쇄를 단행하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영업손실은 2018년 6148억원에서 지난해 3323억원으로 줄어들긴 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는 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또한 예외는 아니며 한국법인인 한국지엠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노조가 ‘다년 협상’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사측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1월에 성과급 170만원,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내년 8월에 200만원과 흑자전환시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제안했지만 노조는 1인 평균 2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GM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글로벌 CUV 모델을 국내에서 개발 중으로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아니면 한국지엠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한국지엠의 실적에 단비가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드리운 먹구름은 이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게 한다. 자동차산업은 내년에 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현재는 노사가 힘을 합칠 때다. 절체절명의 시기에 적자를 내는 한국지엠이 한정된 자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 맞는지, 미래를 위한 투자를 확보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맞는지는 누구나 안다.


노조 집행부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당장의 배만 채울 것인지, 잘 키워 불확실성을 대비할 것인지 그 선택에 한국지엠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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