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편의점 1000원 커피…구독서비스 "쏠쏠하네"

송고 2022.05.23 10:57 | 수정 2022.10.21 13:58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할인 시 가격 인상 전 수준으로 구매 가능

하반기 가격 인상 압박 예상…구독서비스 가입↑

GS25 구독서비스 더팝플러스.ⓒGS25

올해 31살인 김모씨는 편의점에 가기 전 할인 쿠폰을 찾아보는 게 일상이 됐다. 최근 외식물가와 배달비가 급증하면서 식비 부담이 급격히 늘었는데 '가성비' 편의점 식품들까지 가격 줄인상이 현실화하면서 할인 구매가 습관이 됐다.

그는 "출근길에 1000원짜리 커피를 구매하고 퇴근길에는 2200원짜리 치킨 한 조각과 맥주 한 캔을 구매했던 하루 5000원의 행복은 지난달로 끝이 났다"며 "편의점에서는 1만원이면 하루를 배불리 보낼 수 있었는데 최근 물가 인상으로 편의점 할인 쿠폰을 매번 뒤적거린다"고 말했다.

최근 가성비 상품들까지 물가 상승 압박을 받으면서 편의점 구독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단골 고객들을 타깃으로 만든 구독서비스는 최근 알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열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폰을 사용하면 가격 인상 전 수준으로 품목을 구매할 수 있다. 최근 편의점들은 튀김류를 평균 10%대, 커피류는 많게는 30% 수준까지 가격을 끌어 올렸다. 김밥과 도시락 등도 4~10% 정도 순차 인상을 앞두고 있다.

2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지난달 21일~이달 20일) 간 GS25 전용 앱에서 선보이는 구독서비스 '더팝플러스' 가입자는 전월 대비 128% 증가했다.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한 달에 2000~3000원만 지불하면 카테고리 내 상품을 20~25%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마트24 할인구독서비스 이용건수(이달 1일~22일)는 전월 대비 62%(1.6배) 증가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판매된 할인구독 상품 1위는 이프레쏘 커피, 2위는 바나나, 3위는 바나나로 나타났다. 현재 도시락 30%, 삼각김밥 20%, 줄김밥 30% 할인권도 제공하고 있다.

CU와 세븐일레븐 구독서비스도 성장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CU에서는 커피 정기구독 한 달 이용료 2000원을 내면 30% 할인된 가격에 한 달 간 아메리카노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다시 1000원으로 커피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CU 구독서비스 이용건수는 전달 대비 19% 늘었으며 이 기간 세븐일레븐 구독서비스 매출은 4배 증가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편의점 이용률이 높아진 점에 착안해 존재를 부각하기 시작한 편의점 구독서비스는 도입 초기 대비 현재 1000여개가 넘는 상품에 대한 할인을 제공하면서 규모까지 대폭 키운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께 가격 인상이 한 번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구독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가격의 기반이 되는 국제 곡물가격은 오는 3분기 더 뛰어 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식용)는 171.7로, 2분기 159.9에 비해 7.4% 오를 전망이다. 곡물 수입단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 소비자물가는 각각 3.40%, 0.58%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품 가격 상승으로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5.7%까지 치솟았다. 6년 만에 기록한 고점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원재료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4000~5000원대 가성비 도시락도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다양한 할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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