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항공 웃고, 조선·해운 씁쓸

송고 2022.12.22 10:44 | 수정 2022.12.22 10:46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대한항공, 환율 10원 떨어지면 300억 외화평가이익

조선·해운, 원화 매출 감소·수익성 악화 우려…"연말 환율 1290선"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연합

원·달러 환율 하락에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에 조선·해운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원화 매출 감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285.7원) 대비 0.7원 내린 1285원에 개장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9원 떨어져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월 28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환율이다. 연고점이었던 9월 28일(1439.9원) 대비 154.2원 급락했다. 3개월 만에 환율이 10.7% 떨어진 것이다.

환율 하락으로 항공업계는 향후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영업비용의 20~3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약 300억원의 외화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3.9원 떨어졌고 이와 비슷한 수준을 4분기 내 유지한다고 봤을 때 117억원의 외환평가이익이 생기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말 기준 환율이 10% 하락하면 세전순이익이 4077억원 증가한다.

반면에 조선·해운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조선업계는 선박 대금을,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자연히 원화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을 때 계약한 선박이 인도할 때 환율이 900원이 되면 원화 매출이 100원 줄어드는 셈이다.

3분기 환율 급등 효과를 누린 조선업계로서는 현재의 환율 하락이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3분기 환율이 평균 6.3% 올라 영업이익에 총 987억원의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내 주요 이벤트가 마무리된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은 1290원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정상화가 빨라졌으나, 미국과 한국의 정책금리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며 "내년 3월로 예상되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전까지는 경기 부진 우려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다가 3월 이후 원화 강세가 재개되며 연내 1250원선까지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USD$	1379.0	▼1
EUR€	1470.8	▲1.8
JPY¥	892.5	▼0.1
CNY¥	19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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