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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포비아’ 진화 나선 건설사들…대응책 마련 분주

  • 송고 2024.09.09 10:58 | 수정 2024.09.09 11:54
  • EBN 이병우 기자 (news7251@ebn.co.kr)

전기차 주차구역에 방화 벽체 시공하고 소방설비도 추가

전기차 충전 공간엔 블록벽…과충전 방지 시스템도 도입

전기차 사고 발생 현장ⓒ연합뉴스

전기차 사고 발생 현장ⓒ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건설사들이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사는 전략을 통해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돼 있던 스프링클러 고장이 화재 피해를 더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장 감식에 참여한 국립소방연구원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작동했다면 전기차 주변에 주차된 다른 차량 몇 대만 타고 진화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건설사들은 화재진압 시스템 개발·매뉴얼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EBN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먼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방화 벽체 시공'과 '상향식 스프링클러 작동', '전기차 전용 소방설비 추가' 등의 방책을 마련했다.


세부적으로는 래미안 원 마제스티(과천주공10) 단지에 전기차 주차구역 후면과 양 측면을 방화 벽체로 시공할 계획이다. 이어 래미안 자이 더아르케(거여새마을 공공 재개발)는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상향식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도록 설계된다.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에는 △불꽃센서 일체형 카메라 △전기차 전용 소방설비 추가 △전기차 하부 관통형 화재진압장비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전기차 화재 특성을 고려한 설계 가이드와 전기차 충전 공간 블록벽 구획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 공간 블록별 구획이란 전기차가 주차하는 공간 주변에 블록벽을 세워 화재 시 불이 다른 차량이나 시설로 번지는 것을 막게 하는 원리다.


대우건설은 △6면을 바라볼 수 있는 CC(폐쇄회로)TV, 열적외선 카메라 사용 △물막이판 설치, 방수기구함(질식소화포) 배치 △스프링클러 기능 상향 등으로 전기차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DL이앤씨는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세계 최초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화재 시 차량 위치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킨 후,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해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1~8시간가량 소요되던 화재 진압 시간은 2분으로 단축되는 등 화재를 신속하게 진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화재 대응 매뉴얼을 자체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주변 방화벽과 차수판 설치를 비롯해 질식소화포 비치·사각지대 CCTV 설치 등 기준 개발에 나섰다고 부연했다.


또 호반혁신기술공모전 수상 기업과 함께,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소방서에 알림을 보내고 질식소화포가 하강해 차폐막을 형성하는 동시에 소화약제를 분사해 화재를 방지하는 기술에 대한 PoC(기술실증)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방지 및 진입을 위한 시스템과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과충전 방지를 위한 스마트시스템과 화재감지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화재는 자동차 제조사의 결함인 데, 마치 시공의 오류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어서다.


건설업 관계자 A씨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기차 화재인데, 건설사보고 대책을 세우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은 이야기"라며 "화재 설계 기준마저도 지자체별로 모두 다르기에, 책임 전가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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