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9 | 19
23.3℃
코스피 2,567.32 8.09(-0.31%)
코스닥 733.78 0.58(0.08%)
USD$ 1,331.0 -4.3
EUR€ 1,479.6 0.0
JPY¥ 934.5 12.7
CNH¥ 187.2 -0.4
BTC 83,103,000 1,677,000(2.06%)
ETH 3,215,000 70,000(2.23%)
XRP 783.4 2.2(0.28%)
BCH 461,600 37,300(8.79%)
EOS 663.4 13.9(2.14%)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EBN 칼럼] 디리스킹이냐, 디커플링이냐

  • 송고 2023.06.22 06:00 | 수정 2023.06.22 06:00
  • EBN 관리자 (gddjrh2@naver.com)

박병률 경제칼럼니스트


ⓒ박병률 경제칼럼니스트

ⓒ박병률 경제칼럼니스트

미국와 중국이 대화의 물꼬를 텄다. 지난 1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바른 길 위에 있다”고 평가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양측이 진전을 이뤘고,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고위급 대화를 계속하기로 하면서 지난 2월 정찰풍선(중국 측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 주장) 갈등으로 끊겼던 대화채널이 사실상 복구됐다.


무역수지 흑자국 한국, 이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처해


대만문제,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그간 으르렁 거리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으로도 보이지만 강대국들의 대결은 원래 이랬다. 누구 하나를 완벽하게 제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거인들은 결코 힘자랑하는 법이 없었다.


서구사회가 중국에 대해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전략으로 나서는 것도 이때문이다.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중국과 결별하겠다는 뜻인 반면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은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문제는 한국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함께 하는 전략)’을 버리고 대미외교를 선택한 상황이어서 미중관계가 급작스럽게 바뀌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블링컨 장관은 중국 출국 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통화했다고 한다. 통화 내용은 중국 방문이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으로 봐달라는 내용이었다고 외교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한중관계는 점입가경이다. 최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으로 문제가 더 꼬였다.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이를 대통령이 나서 반박하는 모습은 예전에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애닯은 것은 경제당국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KBS일요진단에 나와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은 유감이지만 중국은 한국의 제1 경제·교역 파트너”라면서 “중국과 협력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디리스킹(위험제거)은 미국보다 한국에 더 필요한 전략


하지만 당분간 대중국 경제채널은 경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측은 한중 경제 장관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의사를 중국에 전달했지만, 중국 측은 아직 답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외교는 문재인 정부의 대일본 외교와 닮은 구석이 많다.


징용공 배상 문제와 위안부 피해보상 문제에 일본이 반도체 관련 소재의 수출금지로 맞불을 놓자 문재인 정부는 정면 대응에 나섰다. 한일재무장관 회의는 중단됐고, 한일 통화스와프도 끊긴 채 방치됐다.


정부 관계가 틀어지자 재계 학계 등 민간교류도 뜸해졌다. 한국에서는 노재팬 운동이 일어났고, 일본에서는 혐한 서적이 불티나듯 팔렸다.

지금은 대중관계가 빠르게 식고 있다. 재계, 학계의 교류가 속속 중단되는 가운데 한중 국민 간 혐오도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한국에 단체관광객을 보내지 않고 있고 K팝, K드라마, 화장품에 대한 한한령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에 둘러싸인 나라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변수도 있다. 어느 한 나라에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외교로는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복잡함을 풀기 어려울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균형외교’라는 용어는 빠르게 사라졌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자유무역 시대가 끝나고 어느 한쪽에 확실히 줄을 서야하는 새로운 글로벌 질서가 생기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패를 너무 빨리 보여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中 싱 대사 “美도 물밑에선 실익 챙기는데, 韓정부는…”


경제는 이미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연착륙할 시간도 없이 너무 빠르게 방향 전환이 이뤄진 탓이다.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째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는 그 방증이 될 수 있다. 항상 무역수지 흑자국이던 한국이 이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무역적자는 288억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누적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적자의 원인은 1차적으로는 에너지 수입가격 급등이지만, 대중국 수출 감소도 이에 못지않다. 지난해 6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대중 수출은 12개월 연속 감소중이다. 이 결과 1분기 한국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19.5%로 떨어졌는데 대중국 수출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대중 수출 감소는 예견됐던 일이지만, 그 속도가 예상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 문제다. 만성 무역흑자국에서 일순간에 무역적자국으로 돌변한 한중 무역구조는 반도체경기 부진 등 경제적 원인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당장 현장에서는 중국의 의도적인 수입선 교체를 의심하고 있다. “미국도 물밑에선 실익 챙기는데, 한국 정부는 안타깝다”는 싱 대사의 발언에는 매서운 가시가 숨어있다.


한일은 경색이 되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대일본 수출비중이 5%도 안됐고 한일 간 GDP차도 3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 수출비중은 20%에 달하고 한중간 GDP격차는 21배나 된다.


한중간 경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클 수 있다. 대중수출 감소에 이미 많은 대중국 수출기업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높은 중국 의존도는 한국경제에 기회였지만 동시에 위기였다. 그런 만큼 차제에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맞다.


다시 강조하건데 문제는 속도다. 우리 기업들이 대체시장을 미처 찾기도 전에 수출선이 끊기면 생존이 어려워진다. 중국에 대해 할 말은 하되 공공연히 긴장을 키울 대결을 자처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디리스킹은 미국보다 한국이 더 필요한 전략이다. 블링컨 ‘깜짝’ 방문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이기도 하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567.32 8.09(-0.31)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9.19 12:15

83,103,000

▲ 1,677,000 (2.06%)

빗썸

09.19 12:15

83,152,000

▲ 1,767,000 (2.17%)

코빗

09.19 12:15

83,170,000

▲ 1,811,000 (2.23%)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