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에 HBM 공급 제한 검토…삼성·SK도 예의주시"

송고 2024.08.02 06:00 | 수정 2024.08.02 06:00
EBN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격화되는 미·중 반도체 전쟁

中向 HBM 공급 규모 매우 적어…영향 제한적 관측

ⓒ연합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수출통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도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현재 중국향(向) HBM 공급 규모는 매우 적은 만큼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일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하는 대중(對中) 반도체 통제 조치에 HBM과 이를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새 통제 조치는 중국 기업에 대한 HBM의 직접적인 판매를 차단하나 AI 가속기와 묶음으로 제공되는 반도체의 중국 판매가 허용될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HBM은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묶어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인 AI 가속기(데이터 학습과 AI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로 만들어진다. 해당 시장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진입해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마이크론은 앞서 중국 정부가 주요 공공시설에서 마이크론 반도체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이후, 중국에 HBM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국외 기업이 만든 제품일지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설계 기술이 들어간 제품이면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근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수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FDPR은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조금이라도 사용한 외국산 제품에 대해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현재까지 나온 검토안을 볼 때 양사가 받을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HBM은 주로 최대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 AMD 등의 AI 가속기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저사양 HBM이 중국에 공급되고 있지만, 그 양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도 미국 현지 외신에서 나온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검토 보도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정부의 동향을 파악한 후 업계로부터 의견을 수렴, 이후 '한미일 혁신기술 보호 네트워크' 등 미국과의 수출 통제 대화 채널을 통해 우리 업계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로 블룸버그에 전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국가안보 및 기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하는 위협 상황을 지속해서 평가하면서 수출 통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미국 정부가 다음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지만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은 예외로 분류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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