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첫 심리 직접 출석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자신을 향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신청인인 동생 신정숙씨에 대한 질책을 이어가며 본인의 판단능력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참석했다.
40여분간의 심리를 마친뒤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에 몸을 맡긴채 SDJ코퍼레이션 정혜원 상무,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 등과 함께 법원 지하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말을 아낀채 황급히 전용차량에 몸을 싣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신 총괄회장이 떠난 뒤 변호를 맡은 김수창 변호사는 "신체감정도 공식적인 병원의 검증을 통해 명명명백하게 다 밝힌 다음 그 상태에서 정확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총괄회장이) 재판부의 질문에도 조목조목 잘 말씀하셨다"며 "50대와 지금의 판단능력이 전혀 차이가 없다며 우스겟소리로 신정숙이가 이 신청을 했다는데 내 판단능력이 문제가 있어 보이냐고 되묻기까지 했다"고 첫 심리가 이뤄진 법정 안의 상황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의 판단결과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본인 진술 몇가지를 했을뿐 다음에 신체감정 절차를 거친 뒤 최종결론까지 대략 5~6개월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신총괄회장이) 고령이시고 신체 거동이 불편하셔서 어제까지만해도 법정 출석보다는 재판부의 출장 검증 절차등을 검토했다"며 "그런데도 본인이 직접 나오셔서 건재한 모습을 보이시겠다는 의지를 보여서 법정에 출석하게 됐다. 고집이 세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정숙씨는 기자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신정숙씨는 온걸로 아는데 재판장에는 대리인만 들어오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사정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신총괄회장이) 법원에 오는 차안에서 신정숙이 그녀석 왜그러냐 남편도 내가 롯데에 데리고 있다가 과오가 있어 파면시켰는데 그래서 그런건지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셨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날 열린 심리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 신 총괄회장과 양측의 대리인들만이 법정안에 있었기 때문에 김 변호사의 설명이 모두 정확한 사실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롯데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법원에 전격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만큼 성년후견인 신청에 대한 불편한 심기는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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