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항 1후판공장 가동 중단할 수도"

송고 2016.11.23 14:30 | 수정 2016.11.23 15:14
박슬기 기자 (SeulGi0616@ebn.co.kr)

정부, 후판 공급과잉 품목 지목…“감축방안 마련 적정수준 조정”

포스코 폐쇄 시사, 동국제강 원샷법 통해 후판공장 매각 드라이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포항 1후판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오준 회장은 23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포항 1후판공장의 가동 중단에 대해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와 관련 원샷법 신청을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 9월 30일 발표한 철강업 경쟁력 강화방안에는 후판을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목하며 업계 스스로 감축방안을 마련해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포스코는 오는 2017년 후판 판매량을 올해 판매 전망치인 563만t보다 감소한 500만t으로 계획하고 있다.

앞서 권 회장은 최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수요 급감에 대응해 고급 후판 비중 확대를 통해 후판 생산 능력을 조정하겠다”며 “조선산업과 비조선산업 수요를 감안해 후판 1개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국내 최대 후판 생산업체로서 포항제철소 1·2·3후판공장과 광양제철소 1후판공장 등 총 4곳에서 연 700만t의 후판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지난 2011년 630만t, 2012년 610만t, 2013년과 2014년 570만t, 2015년 580만t의 후판을 생산했다.

특히 포항 1후판공장은 지난 1973년에 도입돼 가장 노후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1972년 1후판공장 가동 이래 43년만인 2015년 8월 10일 후판제품 누계 1억t 생산을 달성했다.

이는 두께 12mm 후판으로 폭 7m의 왕복도로를 포장했을 때 지구를 4바퀴 돌 수 있는 양이며 석유수송용 강관(15mmt X Φ750mm)을 지구에서 달까지 연결할 수 있는 거리다.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후판 생산량은 1200만t으로 국내 전체 후판 생산능력은 1459만t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동국제강은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승인을 받아 연산 180만t 규모의 포항 2후판공장 설비를 매각하고 고부가 품목인 컬러강판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이미 후판 3개 라인 중 2개 라인을 구조조정했다. 지난 2012년 연산 100만t 규모 포항 1후판공장을 해외에 매각했으며, 연산 180만t 규모의 포항 2후판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당진공장에서 연산 150만t 규모의 후판공장 1개만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1후판공장 200만t, 2후판공장 150만t 등 연산 총 350만t의 후판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 후판 수요가 700만t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업계 스스로 감축방안을 마련해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라”고 철강업계에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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