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찬성 압력 받아
"우리나라 재벌은 조직폭력배와 비슷"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으로부터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과대평가된 제일모직과 과소평가된 삼성물산을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핑계로 합병한다는 것이 기가 막혔다"며 "증권회사들까지 옹호하는 보고서를 쓰는 것을 보고 한국인으로서 창피했다"고 말했다.
주 전 대표가 있었을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주 전 대표는 1차 반대 보고서가 발행되기 며칠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찾아와 "한화그룹과 삼성은 사이도 좋고 앞으로 딜도 많으니 부정적인 것을 쓰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삼성그룹 지인들로부터 수차례 전화가 와 0.02%의 의결권을 유임해달라, 합병에 찬성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주 전 대표는 합병을 반대하는 2차 보고서를 냈다.
그러자 당시 한화생명 대표였던 김연배 부회장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이 찾아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주 전 대표는 "우리나라 재벌이 조직폭력배 운영 방식과 같아서 말을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해야 다른사람이 따를 것이라는 논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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