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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200억원대 횡령·배임 조현범, 재판서 강렬한 이미지 남겼다

  • 송고 2023.05.18 07:08 | 수정 2023.05.18 10:37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두 번째 수복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법정 들어와 방청석 흘겨보는 여유도

들고 온 안경 쓰고 서류 직접 검토까지

공개발언 없이 퇴장, 검사 측 유심히 보기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수복을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벌써 두 번째다. '0000'번호의 수복을 입은 조현범 회장. 그의 현재 신분이다. 조현범 회장은 재판에서 그 누구보다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고 떠났다.


지난 17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7호 앞은 몇몇 기자들의 분주한 움직임 이외 다소 고요한 분위기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의 쟁점 및 일정을 조율하는 날이다. 조 회장은 출석하지 않을 권리가 있지만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부터 출석해 출석했다.


재판 시간이 다가오자 텅텅 비었던 방청석의 빈자리가 채워졌다. 유명 기업인의 재판을 방청하러 온 일반객도 다수 있었다. 법정 방문이 처음인 듯한 20대 몇몇은 사진 촬영을 하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재판은 촬영 및 녹음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재판장 내부의 공기는 차가워졌다. 재판 2분 전, 평소와 다르게 안경을 쓰지 않은 조 회장이 법정에 들어섰다. 그의 등장으로 방청석에서는 잡담 소리는 물론 뒤적이는 소리마저도 끊겼다.


변호사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조 회장은 변호인석에 앉아 방청석으로 고개를 돌리며 방청객 한 명 한 명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변호인석에서 고개를 떨구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몇몇 방청객은 시선을 피하려고 다른 일을 하는 척하거나, 고개를 돌렸다.


조 회장의 적극적인 태도는 재판 중에도 계속됐다. 재판이 시작되자 그는 챙겨온 안경을 쓰고는 서류를 직접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날 재판은 조 회장 외에도 한국타이어 계열사 대표 등이 피고인으로 출석한 날이다. 각각의 변호인을 선임한 이들은 재판장에게 공동피고인으로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처음이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조 회장은 담당 변호사와의 귓속말 몇 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가 공판준비기일에 굳이 출석한 이유가 납득되는 순간이었다.


증인 신청과 증거 인정 등 구체적인 쟁점을 다투는 사안으로 넘어가자 그는 썼던 안경을 다시 벗고 경청했다. 이전과 달리 변호사와 대화 횟수도 줄었다. 그와 별개로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있다. 검사 측이 일어나 변호를 반박하면 검사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재판 끝까지 그는 단 한마디의 공개 발언도 하지 않고 재판장을 떠났다. 오는 6월 7일엔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조 회장은 이날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부품을 비싸게 구입하도록 해 한국타이어에 약 131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개인적 친분을 위해 계열사 자금 50억원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회삿돈을 사용해 고급 외제차 등을 구입하고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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