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부게시판 "성과급 안받아도 된다. 고객이 우선이다" 글 반향
고동진 사장 직접 댓글 "사업부장으러서 부끄럽다", 발표도 막판 직접 나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이 발표되기까지 삼성그룹 내 임원부터 직원들까지의 소통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잇따라 발열사고가 발생하자 내부 분위기는 점차 심각하게 돌아갔다.
한 직원은 내부 익명게시판에 "성과인센티브(PS)를 안 받아도 되니, 제발 전량 리콜 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세요"라고 글을 올렸다.
PS는 삼성에서 계열사별로 지급되는 성과인센티브(OPI)를 말하는 것으로, PS는 초과이익의 20% 한도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고 있다. 이는 상당한 수준의 연봉 삭감을 의미한다.
이 글은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직원들은 "고객 앞에 당당할 수 있도록 최선의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 "사전구매 고객, 초기 구매자들의 마음을 잡는 것이 우리의 미래다." 등 회사에 과감하고 현명한 결정을 원하는 댓글을 달았다.
직원들의 요청이 쏟아지자 고동진 사장(무선사업부장)이 직접 댓글을 달았다.
고 사장은 "사업부장으로서 문제를 유발하게 돼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최종적인 몇 가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품질에 대한 경각심을 극대화하고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무선사업부로 거듭나겠다. 매우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고 사장의 글에는 1000여건이 넘는 직원들의 댓글이 달렸고, 이는 다른 부서에까지 퍼지게 됐다. 특히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고객을 우선 생각하는 직원들의 마음에 삼성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응원글이 넘쳐났다.
리콜 발표도 당초에는 무선사업부 품질담당 임원이 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고동진 사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된 기기 비율이 100만대 중 20여대에 불과해 다른 회사 같으면 배터리만 교체하는 등 간단한 대처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며 "그러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삼성의 명성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해 전량 리콜 결정으로 이어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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